미래 첨단형 건축기술 개발 활발 불구
소비자 불만은 결로·누수·차음 가장 커
‘불만 제로’ 기술 선결돼야 주택 질향상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인간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주거 건축에 있어서도 보다 높은 편리성, 쾌적성, 안전성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관련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자연 파괴와 에너지 자원의 과소비를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인간은 지구 환경의 파괴와 함께 기상 이변에 의한 자연 재난, 에너지 자원의 고갈 등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였고, 세계 각국은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을 찾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에서는 그 대처 방법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건설산업 분야에서도 ‘친환경, 고성능, 에너지 절약, 자원 재활용, 장수명, IT 정보기술 응용’ 등 새로운 건설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분야가 주거 건축분야이다. 주거 건축분야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가능’, ‘녹색’, ‘첨단’ 등의 미래 지향적 기술 개념을 도입하고, ‘장수명’, ‘고성능’, ‘고기능 주거 건축’을 연구하여 왔다.

이미 관련 공공기관과 기업에서는 ‘에너지제로 주택’, ‘탄소제로 주택’, ‘전자동화 IT 주택’, ‘가변형 자유 공간 주택’ 등 미래 첨단형의 친환경 주택을 상품으로 소개하고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이상적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묻혀져 있는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몇 가지 기초 기술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민주택 보급 정책의 추진으로 이미 오래전에 통계적으로는 100%의 주택보급률을 달성하였다. 주로 아파트 건설이 그 중추 역할을 하였으며, 아파트 공화국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이러한 현상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주거 건축 기술에 대한 수준과 만족감은 어느 정도일까.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녹색 사업 및 에너지 자원 절약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 것일까.

아파트가 준공되고 입주자의 생활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는 시공사를 상대로 분쟁과 소송이 시작되고,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분쟁과 소송의 원인이 되는 불만 기술의 내용은 결로(단열 기술), 누수(방수 기술), 소음(차음 기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거 건축을 위한 시공 기술, 구조 안전 기술, 에너지 설비 기술, 공기 정화 기술, 수질 정화 기술, IT 및 자동화 응용 기술에 엄청난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정작 생활의 쾌적성을 훼손시키는 결로, 누수,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에 대한 투자는 크지 않았다.

이 문제는 민간 건설사가 공급하는 대형 고급아파트나,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행히 소음(층간 소음, 세대 간 소음)의 문제는 법적으로 그 책임 한계를 명백히 함으로써 적극적인 기술 보완으로 점차 분쟁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결로 및 누수의 문제는 아직 이렇다 할 법적 책임 한계의 기준이 없는 실정으로 지금도 많은 불만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주거 건축에 있어서 결로 및 누수 문제는 소음 문제와는 달리 단순히 쾌적성 훼손 수준의 불만 사항과는 다르므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미래를 향해 추구하는 에너지 제로 주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요소 기술이기 때문이다. 결로는 단열 성능이 확보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고, 누수는 방수 성능이 확보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결로와 누수는 실내의 열에너지를 빼앗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아무리 고효율의 냉난방 설비 시스템을 갖추어도 단열 및 방수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붕, 외벽, 바닥과 틈새로 열에너지를 빼앗긴다. 즉, 열 소모가 커져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일반 국민들이 힘들게 장만한 주택(아파트)에서 결로, 누수, 소음으로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본다면 비록 에너지 제로 주택, 탄소 제로 주택, 최첨단 IT 자동화 주택이라 할지라도 그 의미가 무색해질 것이다.

이 세 가지의 기초 기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친환경, 고효율, 고성능의 첨단형 미래 주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만들어 놓았다 하여도 이 세 가지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미래 주택이라 할 수 없다.

앞으로의 미래형 주거 건축이 우리 일반 국민들에게는 언제, 어떻게 보급 될 것인가, 아니면 이론적·실험적 연구로만 제시되고 말 것인가, 일반 중산층 이하의 국민들에게도 충분히 보급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고소득층의 일부 호화 주택으로만 보급되고 말 것인가, 궁금하면서도 기대된다.

이러한 미래 지향적 주거 건축의 연구와 보급은 국가적 에너지 위기 대처와 지구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 속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크고 화려한 기술의 개발과 도입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입주자) 불만을 제로화시켜야 할 요소 기술의 해결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주택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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