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자 무덤의 묘비에는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단다. 궁금하신지? 공자 앞에서 문자 쓰지 말라고 해서 그런 거란다. 웃자고 해본 이야기~!

요즘 도올선생의 TV강의 ‘중용’이 화제이다. 사물에서 중요한 것이 中庸(중용)이라고 하는데,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잘 아실 것이다. 정도의 지나침은 도리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 그런데 우리는 ‘적당히’를 잘 지키지 못하고 중용에서 자주 어긋난다. 특히 골프에서.

공자(孔子)의 학생 자공(子貢)이 와서 물었다. “스승이시여! 자장과 자하는 누가 더 착합니까?” 공자가 대답하기를, “자장 걔는 지나치고, 자하 걔는 반대로 미치지 못해!”했다. 제자 “자장이 낫단 말씀?” 하고 반문, 공자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네!”라 했다. 거기서 나온 말이 지나쳐도 안 좋고 부족해도 안 좋다는 뜻의 과유불급이다. 좌우간 ‘너무한 것’은 다 나쁘다는 말이다.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면 ‘너무’라는 부사가 앞에 붙는다. 분명 ‘과하다’, ‘심하다’, ‘넘친다’… 등의 뜻으로서. 부정적인 말과 호응하여 쓰이는 말인데, 지금 사람들의 언어생활에서는 다소 틀리기도 한다. ‘아주 좋다’는 것을 ‘너무 좋아~!’ 등으로 쓰는 것처럼. 각설하고.

골프에서는 꼭 돈내기가 따르는데, 이게 아주 없으면(부족하면) 재미나 경쟁이 없어져서 긴장감도 떨어지고 그래서 실력향상도 이뤄지지 않거나 더뎌진다. 그런데, 지나치면(도를 넘으면) 문제가 더 크게 생긴다. 긴장감이 넘쳐 흥미가 배가되고 자연히 실력도 더해질 것 같지만 그러지 않단 말이다.

골프를 하는 사람들이 으레 겪는 코스가 이러리라.
90대 스코어에 진입하면 친구들과 꼭 돈내기를 시작. 80대 중후반 정도 실력의 친구가 주도를 하고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 줄 알고 동조.

핸디조정이 있는데 어디까지나 분위기 상이고, 결국은 실력이 조금이라도 뒤진 사람이 백전백패. 문제는 진 사람이 이걸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대신 칼을 간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이때 상당수가 도를 넘는다. 핸디(캡)를 주고받으면서 친구들과 토라지고 심지어는 영원한 원수지간이 되기도 한다.

아주 간혹은 하수가 조금 따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 다음 번에 왕창 터지는 전조에 불과하다. “친구들끼리는 핸디 없이 치는 거야!”라고 규정한 패들도 꽤 있는데, 이런 친구들 사이에서는 실력이 조금이라도 뒤지는 사람은 매번 1라운드의 돈이 골프장에 공식적으로 내는 비용의 더블이 되어 엄청난 출혈을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일을 뒤로 미루고 연습장에 가서 살고, 잘 모르는 사람들과 과외 라운드에도 참여한다. 고가의 장비를 장만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골프에서 내기는 집중력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다만 내기의 규모가 전체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 스트로크, 스킨즈… 등 일반적인 내기방식이 뽑기에다가 라스베이거스식이니, 조폭스킨스로 험하게 변질된다.

음식에 소금 간을 하지 않으면 싱거워 맛이 없다. 그런데 자꾸 소금을 더 치게 되어 종국에는 음식을 망치는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공자에게 배우자. 中道(중도)라는 사상을. 이건 어중간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서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골프에서 왜 중용을 지키기가 힘들까?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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