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은 시험 볼 때, 몰래 하는 부정행위를 말하는데, 정확한 영어로는 치팅(cheating)이라 한다. 경쟁을 하는 시험이나 운동경기 중에 이 부정은 당연히 F 처리나 실격이 된다. 그건 당사자의 정확한 성적이나 기량이 아니기 때문.

요즘은 어떨지 모르지만, 학교 다니는 수년 동안 내내 컨닝을 안 해본 학생, 컨닝이 전혀 없는 학교가 과연 있을까? 그런데 선진국이나 명문학교일수록 컨닝은 엄격하게 규제하고 만일 들키는 사람이 있으면 철저하게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안다.

서울대 나온 사람이 이 칼럼을 읽으면 ‘진실’을 알겠지만, 김 작가 생각에 ‘범생’들로만 이뤄졌을 서울대생들은 절대 컨닝을 안할 것 같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굳이 컨닝 같은 부정행위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 골퍼들이 모인 미국프로골프(PGA)에 참가할 정도이면 학생으로 쳤을 때 서울대생들 쯤 되지 않을까? 자, 그런데 이들이 경기 도중 번번이 부정행위를 한다는데, 믿기시는지? PGA 투어를 뛰는 유명캐디 50명이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투어에서 경기 도중 부정행위가 빈번하게 이뤄지더라는 것. ‘절대 신사의 스포츠’인 골프대회에서 프로 선수들이 그것도 최고의 명선수들이 아마추어 골퍼들이나 시도할 만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니!

미국 ‘골프매거진’에서 캐디들에게 선수들이 정직하게 룰을 지키더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크크! 안할 거라 생각했나요? 그린 위에 볼 마크할 때, 왜 한국서 ‘동전치기’라고 부르는 거 있잖아요? 공을 손가락으로 슬쩍 밀고, 러프에 공 들어가면 공 뒤쪽을 치기 좋게 누르고, 드롭 때도 교묘히 조작하고…장난이 아닙니다.”라 대답했다.

PGA 캐디 54%가 선수들의 경기 중 부정행위를 봤다고 했다. 특히 어떤 캐디는 특정 선수를 거명하며 ‘그는 동전치기의 달인으로 악명이 높다’고 전했다. 우리 아마추어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 ‘동전치기’인데, 그린에 올라온 볼을 마크할 때 손가락으로 ‘동전(마커를 의미)’을 홀에 가깝게 슬쩍 미는 행위 아닌가.

캐디의 설명 이어지기를 ‘그 선수 볼 마크 방식대로 한다면 23인치(58㎝) 거리의 퍼트가 21인치(53㎝) 퍼트로 바뀐다’는 것. 사실 퍼트에서는 조금이라도 거리가 짧으면 심리적으로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야말로 신사스포츠인 골프에서 원칙을 조금도 위배하지 않고 깨끗하게 라운드를 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

그런데 이 이야기 듣고 ‘아니 그들도 하는데…’하고 당장 ‘골프컨닝’을 할 사람들이 생길까 걱정이 된다. 세계적인 명선수들은 컨닝도 기술적으로 교묘하게 하는 모양이다. 배우시려면 배우시라. 한 가지를 소개한다면, 러프에 공이 들어가면 잠기는 경우가 많다.

페어우드는 포기하고 거리가 덜 나는 아이언을 빼들어야 한다. 그런데 바닥이 넓은 우드3번 스푼으로 칠 듯 공 뒤의 풀을 꾹꾹 누르기를 반복한다. 그런 다음 아이언으로 안전하게 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라이개선으로 명백한 규칙 위반이다.

어쨌거나 서울대생도 컨닝을 하는 꼴이 됐다. 그런데 이런 경험 없으신지? 알까기를 한 공이나 또는 OB가 확실한 공을 안으로 툭 건드려 쳐본다. 남이 볼까봐 서둘러 치게 되고 기분이 찝찝해 공이 제대로 안 나가 오히려 벌타 먹는 것 보다 점수를 더 까먹은 일.

골프를 심판이나 감독이 없는 경기로 알기 쉬운데, ‘당신이 지난 홀에서 한 일을 다 알고 있다’ 하늘이, 지렁이가, 동반자가 다 본다.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