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라돈은 저급 내외장재에 함유
타일벽·도장벽 등의 미생물도 건강 위협
품질 저하 부르는 최저가낙찰제 재고를

 
오늘날 주거 생활에서 우리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쁜 환경 원인 물질로써 거론되고 있는 것이 휘발성 유기화합물질, 석면, 곰팡이, 라돈 등을 들수 있다.

건축용 접착제, 도장재 등에서 유발되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시너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은 피부 및 호흡기(폐)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건축 벽체 및 천장에 사용하는 일부 내장재에서 나타나는 석면에 의한 폐질환의 문제 등도 이미 언론을 통해 정부 및 업계에서 잘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곰팡이와 라돈의 문제는 아직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국민적 문제 의식도 크지 않고, 주거 생활 속에서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일반 건축 및 주택은 커튼월, 알루미늄 샤시, 합성 건축 자재의 사용, 생활 양식의 변화, 주건 공간 구조의 변형 등으로 기밀성이 극히 높아져 있으며, 충분한 환기의 부족이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주택 및 건물의 기밀성, 차음성, 냉난방 효율성 등에서는 이점이 있으나, 실내 환경의 위생 관리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건축자재로부터 방산되는 포름알데히드 등 화학물질의 체류, 실내 습도의 상승에 의한 곰팡이나 진드기 발생의 문제를 안고 있다.

과거의 주택 환경에서의 곰팡이 오염은 일반적으로 장마 시에 북쪽 또는 서북쪽의 벽면적이 많은 구조, 외기와 직접 접하는 창이 없는 지하실, 욕실, 창고 등의 일부 구석진 밀폐 공간 등에서 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요즈음의 주거 건축은 고기밀화와 난방, 가습기의 보급에 의하여 겨울철의 오염도 심각하게 증가하고, 한냉지일수록 그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심지 주거건축에 있어서 발코니 확장형 아파트에서는 옷장, 거실 등 외기와 면한 부위, 지하주차장, 지하 피난 대피 시설 등 중공벽 설치 구역, 타일 벽의 이음새 및 도장 벽이나 천정 등 정도의 차는 있으나, 거의 모든 세대에서 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이 우리의 호흡기와 폐, 피부를 공격하고 있다.

다른 하나 새롭게 등장한 건강 위해 요소가 라돈이다. 사실 라돈의 문제는 새로운 것은 아니었고, 그동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잘 인식하지 못하였으며,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새롭게 생각해야할 건강의 복병이다. 라돈도 폐암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라돈은 토양이나 암석 등에 함유된 우라늄 또는 토륨이 몇 차례 붕괴를 거치는 과정에서 라듐이 되고, 이 라듐이 붕괴할 때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방사성 물질이다.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이며, 연구 자료에 따르면 사람이 연간 노출되는 방사선의 82%가 자연방사선에 의한 것인데 그 중 대부분이 라돈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라돈은 실외 공기 중에도 존재하나, 그 농도가 낮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라돈은 우리의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유엔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에 따르면 라돈도 발암물질로 분류(발암성 등급 1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라돈이 담배에 이어 폐암 발병원인의 3~14%를 차지한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2000년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국민방사선 위해도 평가 및 전국 실내 라돈 방사능 조사’ 연구를 통해 종합병원, 공공사무실, 학교, 지하철 등 많은 공공건물에서 건축연도가 오래된 건축물일수록 라돈 농도는 높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라돈의 실내 유입은 일반 건축물이나 주택의 장기간 사용에 따라 바닥, 벽면, 창호 등의 틈새나, 지하실의 균열을 따라 공기 중이나 토양 속의 라돈가스가 침입하는 것이다. 지하수를 사용하거나, 누수로 인한 지하수의 유입이 있는 경우 지하수에 녹아있던 라돈이 실내로 유입된다. 일부 건축자재(석고보드, 콘크리트, 황토)에서도 라돈도 존재한다. 따라서 지하역사, 지하도상가, 실내주차장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라돈의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을 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발생 원인을 짚어보면 우선 값싼 건축자재의 사용과 시공품질의 저하에 있다. 최근의 건설공사가 최저가낙찰제에 의한 수주 방향에 따라 관리비와 인건비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결국 재료비와 시공비이다. 어쩔 수 없이 시공을 하여야 하다보니 저급의 석면과 라돈이 포함된 내외장재가 사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고급의 시공품질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하구조물의 구조체 설계 시에도 균열, 틈새 발생이 없도록 하고, 라돈 유입 방지를 위해 지하수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외방수 조치가 강화되어야 한다. 곰팡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환기와 적절한 단열 조치가 필요하다.

이제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재료 선정과 설계, 시공 과정에서의 품질확보를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주택대학원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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