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김 작가 이름이 아주 흔치는 않지만 그러나 가끔 여자 이름 중에서 만난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김재화’를 검색하면 이 김재화가 메인 인물로 상단에 대문짝만하게 소개됐다. 우리나라에 숱한 김재화가 있지만, 요 ‘김재화’가 그중 젤 잘나고(?) 유명하다 뭐, 그런 이야기…아니었을까.

근데 지금은 포털에서 2위로 순위가 밀렸다. 영화배우 김재화 양, 내 학교 후배이기도 한 다른 김재화가 영화 ‘하모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고 TV 일일 드라마에도 나오고 그러더니 나를 누른 것.

엊그제 늦은 귀가 중. 아파트 경비실서 불쑥 선물 하나를 내민다. 겉에 분명히 내 이름이 쓰여 있었고 건네는 근무자가 ‘낮에 누가 와서 김재화씨를 찾으며 놔두고 갔노라’고 했다. 먹을 것으로 보이는 선물에 보낸 사람의 명함이 있었지만 눈에 익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여기서 알량한 작가의 ‘거만’이 발동했고, 그게 문제가 되고 말았다.

일간지에 맹렬히 글을 쓸 때,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선물을 두고 간 적이 있었는지라 ‘어흠~! 그러면 그렇지 내 인기가 벌써 시들었을 리 만무지’하고 생각해버린 것.

그 선물은 고급 떡이었는데, 다음 날 아침 떡 좋아하는 아내와 아들이 화려한 포장을 뜯고 몇 개를 벌써 먹어버렸다. 그런데 그건 이 건물 2002호의 나 김재화가 아니고 다른 호수에 사는, 예전의 명 코미디언 임희춘 씨의 부인 ‘김제화 여사’에게 전달되어야 했던 것.

임희춘 씨는 잘 알지만 사모님 성함이 나랑 거의 같은 것을 몰랐고, 선물에 보낸 사람의 명함이 붙어있었는데 그걸 확인하지 않은 불찰이었다.

김 작가가 의뢰 받은 큰 이벤트 구성 대본 중에 MC가 김세아이기에, MBC 개그우먼용으로 맞게 엄청 웃기게 썼다. 현장에 와서 지도도 해달래서 갔더니 이런이런~ 럴수 럴수 이럴 수가~! 유명 남자MC와 더블로 보는 여자 사회자는 영화배우 김세아가 아닌가! 다행히 배우 김세아가 대본이 재밌다며 소화해 보겠노라고 해서 그 내용으로 갔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될 것 같은 신생 야구팀 ‘고양원더스’. 이 팀의 주장이 ‘이승엽’으로 시원하게 내뿜는 장타솜씨가 일품이다. 근데 이 팀 이승엽은 일본서 귀국해 국내서 야구를 하려는 그 이승엽이 아니니 착오 없으시도록.

김 작가, 라운드 전에 꼭 하는 일, 볼에 붉은색으로 엄청 굵은 선을 긋는다. 최근 공들이 거의 전부 T사의 것으로 거기다 번호까지 같기 쉬운데, 이게 동명이인이 된다.

남의 공으로 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게 룰을 적용하면, ‘오구 플레이’로 2벌 타를 물고 자기 볼로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

볼 임자는 벌 없이 샷한 지점에 리플레이스를 하고 속행하면 되지만, 남이 자기 마눌 볼기짝이라도 때린 것 같아 영 기분이 좋지 않다. 볼의 번호만 기억해서는 충분치 않다. 같은 팀 플레이어끼리는 볼의 번호를 다르게 했더라도 이웃 홀에서 날아온 볼이 공교롭게 똑같은 브랜드, 똑같은 번호일수도 있어서 난감한 상황이 생긴다. 그린 위, 캐디가 놔주는 공을 퍼트할 것이 아니라 자기 공인 것을 확인하고 ‘규정대로’ 본인이 놓고 때리면 문제가 없다.

임희춘 씨 댁의 선물 건은 어떻게 됐냐구? 원래 선물 갖다 놓은 사람과 넘겨받아 전달한 경비원이 곤란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나 또한 다른 선물을 들고 가서 사과를 드려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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