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건설자동화·로봇화 연구 활발
국내 “경제성 적다” 소극… 기술수준 초보
생산시스템 혁신·시너지 등 위해 시도를

최근 시공기술의 향상으로 건설공사는 점점 복합?대형?첨단화가 되어가고 있는 반면에, 일부 국민과 언론매체에게 건설산업은 낙후되었거나 구태의연한 산업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건설산업은 생산성 정체 혹은 감소, 신규 노동력의 유입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 위험하고 열악한 작업조건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기존의 건설산업 구조로는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일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다른 산업, 특히 제조업 현장에서는  자동화 로봇기술을 개발하여 활용하여 왔다.

사실 건설산업 분야에서도 그동안 자동화 로봇기술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건설산업이 가지는 유일성, 현장성 등의 특성으로 인하여 일반화되지 못하다가 최근에 들어와 다시 건설자동화와 로봇 개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본 기고에서는 건설자동화와 로봇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을 알아보고, 건설자동화를 위하여 건설기술과 로봇기술을 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철골조립 자동화, 흄관매설 자동화, 지능형 굴삭시스템 개발 등 특정한 건설작업을 대상으로 한 반자동화 또는 자동화 시도가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마찬가지로 이 기고에서도 ‘건설자동화·로봇화란 불확실한 작업환경에서 인력에 의존하는 건설작업을 사람과 함께 또는 대신하여 특화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서비스 로봇’이라고 정의한다.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건설작업을 자동화ㆍ로봇화 하기 위해 연구ㆍ개발을 진행하여 왔으며, 특히 일본은 그 연구 성과와 실용화 실적이 상당하다. 그러나 제조업과 비교했을 때 아직도 건설산업은 상당히 이 분야에서 뒤처져 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자동화 장비를 개발한 사례가 많지도 않고, 외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국산화시키는 정도로서 건설자동화ㆍ로봇화 기술개발은 지금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고, 공사가 대형화·복합화 되어 가는 등 급격한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인력수급에 대한 심한 불균형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건설자동화ㆍ로봇화에 대한 연구ㆍ개발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장 등 실내에서 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제조업과는 달리, 건설산업은 옥외에서 공사를 진행하며 유일무이한(unique) 생산품을 만들기 때문에 자동화 장비 및 로봇의 개발·도입이 용이하지 않다.

국내 건설시장도 로봇기술이 적용되어 시너지를 창출할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 또한 건설공사장내 사고나 부실에 대한 우려로 신기술에 배타적으로 대응하는 산업의 특성도 건설자동화?로봇화에 대한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점들로 인해 건설자동화ㆍ로봇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건설 현장에 투입하는 것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게 된다. 따라서 건설자동화ㆍ로봇화는 타 산업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효용성을 높이고, 시장을 확대시키는 전략의 수립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융합의 목적은 시너지 효과 창출에 있다. 따라서 기술적 접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며, 경제성이 있는 기술은

첫째로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되는 경제적 가치(경제성)를 가져야 하며, 둘째로 보편타당한 대중의 요구에 맞아야 하며(적시성), 셋째로 현시점에서 성능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 적용수준(기술성) 등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건설자동화·로봇기술과 기존 산업분야와의 융합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자동화 기술이 적용되어 경제성·적시성·기술성이 모두 충족될 수 있는 산업분야를 우리는 발굴해야 한다.

여기에 적절한 RT(로봇 기술: Robot Technology)와 IT(정보 기술: Information Technology) 등을 가미하면 뜻밖의 큰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다. 국내 건설자동화·로봇기술의 연구·개발은 주로 단순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 등을 대상으로 한 특정 기능 수행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건설생산시스템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건설자동화·로봇화의 기술적 성숙도는 아직은 낮지만 그 필요성은 매우 높아 RT(로봇기술)와의 융합 등 건설자동화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건설산업이 타 산업 분야와 성공적으로 융합하게 된다면 건설산업 뿐만 아니라 타 산업분야도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