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시아 물량 많아 너도나도 해외로
건설사들 “무조건 따고 보자” 출혈 경쟁
빛좋은 개살구로 자칫 서로 공멸할 수도

작년 한 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580억 불을 달성했다.

2010년 수주액 716억 불의 81% 수준으로 186억 불 UAE 원전 수주를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주액이다. 지역별로는 중동 50%, 공종별로는 플랜트가 7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해외건설 수주 확대 모멘텀을 살려 대규모 신규 발주가 예상되는 중동,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 해외건설 700억 불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물론 정부가 앞장서 700억 불 수주달성을 위해 자금력, 인력, 기술력, 외교력 등에 대한 전 방위적 지원대책을 마련,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해외건설 경기의 급격한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유가 폭락 우려 또한 크지 않다.

또 중장기 계획을 토대로 발주되는 인프라 건설물량 역시 지속적인 가운데 중동지역의 민주화 사태 마무리로 기 예정된 발주 물량 이외에도 각종 전후 복구사업 추가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주변국들이 민생안정 차원에서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인프라 발주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700억 불 수주 목표 달성에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내다보고 있는 해외시장인 중동·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는 국영석유회사(아람코)가 1,250억 불에 달하는 석유가스 분야 5개년(2010~2014) 투자계획을 시행 중에 있다.

또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카타르의 인프라 개발을 비롯해 GCC철도망 구축(UAE구간 2단계), 카타르ㆍ 쿠웨이트ㆍUAE 메트로 사업 등 인도의 12차 경제개발계획(2012년~2017년 1조 불 투자),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역시 다수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도 2030년까지 도시화율 50% 목표(현 31%)로 도로·철도 등 인프라 확충 및 주택·신도시 건설 추진이 예상, 우리로서는 눈여겨볼 만한 시장이다.

이처럼 국내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임을 감안하면 해외건설이 큰 효자가 아닐 수 없다.  더 고무적인 것은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쌓아온 신뢰도와 성실성 그리고 기술력이 앞날을 밝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건설인들의 무한한 저력을 보여 주고 있는 대목이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국내 건설의 리더그룹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 대우, 대림, GS건설, SK건설 등 메이저회사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결과라는 평가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처럼 ‘영광의 빛’ 뒤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빛 좋은 개살구’처럼 ‘적자’라는 큰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덤핑수주’ 때문이다. 동남아·인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끼리 출혈경쟁으로 100을 기준으로 70에서 경우에 따라 무려 50까지 덤핑을 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상당히 위험한 행동들이 지금 해외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해외 발주처에서는 이를 악용 저가낙찰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칫하다 그동안 ‘인내와 땀’으로 일구어 놓은 해외시장에서의 노력과 명성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황금시장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너도나도 해외에 나가려는 경향이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해외건설 사업에 대한 옥석가리기는 물론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의 계기 마련도 필요하다. 또 해외건설은 국내건설과 달리 다변화되고 있기에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전략의 재점검이 시급하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이 문제를 우선 정리하지 않고는 해외시장이 결코 ‘황금시장’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각종 지원보다 이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 건설회사들 역시 경쟁적으로 외형에 매달려서는 곤란하다.

앞날을 내다보는 질적인 면에 집중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다. 기업의 존재를 위해 고민해 주길 바란다.  /대한건설신문  대기자 유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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