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중심의 저가공사 수주로는 한계
우수기술 발굴해 국제표준 등록이 관건
대기업과 중소 건설사 상생으로 개척을

지금 세계적으로 산업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구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우리나라의 건설산업 분야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의 경제악화 영향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실의 이러한 어려움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경제를 이끌었던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의 강대국도 같은 사정이다. 한때 세계경제 성장 최고를 달려왔던 일본의 상황도 1990년 초 버블경제의 붕괴로 현재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쩌면 21세기에 들어서 나타나는 이러한 세계경제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들에 있어서도 일본처럼 오랜 세월 지속될 것이라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필자의 경우도 경제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럴 것으로 예측한다. 그것은 일본에서 공부한 덕에 일본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1945년 패전 이후 약 50년에 걸쳐 세계를 지배해 온 성장 효과가 1990년 ‘버블 경제의 붕괴’란 이름하에 지금까지 20년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 말하는 그들의 불황 모습이 이제는 우리나라도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을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사이클로 생각한다면 아마 우리나라는 지금부터 성장 하강기로 접어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면 현재의 불황을 한탄하고, 실망하고 있을 것인가. 우리나라도 과거 전쟁 후 50년은 무서운 속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무역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성장하였고. 세계 강대국들과의 상대 비교한 통계지표에서도 무역, 국방, 스포츠, 교육, 표준기술력, 해외 건설, 문화 콘텐츠 등의 많은 분야에서 이미 10위권 전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건설 분야에서도 건설 불황을 타개할 미래 전략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연구하며, 개발하여야 할 것인가를 생각할 때이다. 필자는 지난 1995년부터 건설 분야(방수 분야)의 국가표준(KS) 제정과, 2005년부터 콘크리트 유지관리 분야 국제표준(IS) 제정 활동에 참여하여 온 경험으로 의견을 말한다면 이제는 우리나라 우수 건설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길만이 미래 부가가치 시장 창조의 큰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의 현실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면 한계가 있다. 새로운 건설 물량을 펑펑 쏟아 낼 수 없다. 국가나 민간투자자가 건설 분야만을 살리려고 할 수도 없다. 국토 개발의 한계에서 세계시장 진출만이 미래 건설산업의 빛이고, 먹거리이다.

그러면 미래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 전략은 무엇인가? 과거의 인건비 중심의 저가 공사 수주 전략은 분명 아니다. 이미 그것은 성공적 전략이 아니며, 오히려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한 가지 우리의 우수 기술과 상품(브랜드)을 수출하는 전략이다. 이미 우리나라가 자동차, 조선, IT 산업 강국이 되면서 일본을 따라잡은 기술이 많다. 건설 분야도 그런 기술이 없지 않다. 일본과 기술 경쟁에서 이기면, 그것이 곧 세계 우수 기술이며, 경쟁력 확보로 평가된다. 과거의 ‘건설공사 수주 전략’이 아닌 ‘건설기술 수출 전략’이 곧 우리 건설의 미래 과제이다. 정부 당국, 기업, 학계, 전문가는 지금부터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여야 한다.

먼저 우리가 가진 우수 건설 기술이 무엇인가 발굴하여야 한다. 그동안 국토해양부가 지원한 R&D 투자의 성공적 가치를 얻기 위해서도 대기업, 중소기업이 지금까지 개발한 우수 신기술, 신제품을 수출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로 우리가 개발한 기술, 지침, 표준(KS)을 국제표준(IS)이나 표준특허로 등록시키는 전략이다. 이미 세계 무역시장은 과거의 특허전쟁에서 포괄적 표준전쟁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의 우수 기술을 국제표준이나 표준특허로 등록하여 국제시장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도록 하여 범용적 로열티를 받거나, 기술을 수출하는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사례로,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된 ISO TR 16475(Guidelines for the repair of water -leakage cracks in concrete structures)의 국제표준을 활용한 기술 수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셋째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협력업체, 생산업체)이 연대하여 개발된 기술과 제품을 수출하거나, 해외 건설 수주 시 우리 재료(제품), 기술을 직접 사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그동안 대기업은 수많은 해외 공사 수주 실적이 있었지만 그에 따른 중소 협력기업의 부가적 경제적 이익은 거의 없었다.

대기업의 해외 수주 전문성과 중소기업의 우수 기술을 접목한 국제 시장 접근 전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곧 미래 건설시장 개척과 불황을 타개하는 상생전략이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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