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계사(癸巳)년이 밝았다. 새해는 특히 새 정부가 탄생하는 해인만큼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국가 경영에는 국방, 외교, 경제, 교육, 문화 등 한 가지도 소홀할 수 없는, 중요한 분야가 많다. 경제도 대기업, 중소기업, 재정, 금융, 무역, 자원 등 여러 분야가 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조직이라고 해도 5년이라는 짧은 임기 안에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올리려고 힘을 분산시키면 한 가지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분야만 꼭 집어 전력을 쏟아도 좋을 만한 분야로 필자는 교육을 꼽는다.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최고의 자원은 사람이다. 경쟁력 있는 미래의 일꾼을 키우는 일보다 더 우선순위에 둘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미래사회를 이끌고 갈 지도자급 인재의 양성이 중요하다. 최고 인재를 국가가 엄선해서 키우는 지도자 양성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변화된 미래에 적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키워내는 일이 장차 나라가 살아나갈 길이다.

중국은 세계 유수의 대학 분교 100개를 유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영어로만 교육하는 중등학교도 있다. 인도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을 본떠 세계 3위의 공대로 꼽히는 IIT를 만들었다. 해마다 생명공학(BT) 분야의 박사 1500명, 석사 70만 명을 길러낸다.

미국 맨해튼 증권가의 전산자료는 그날 저녁이면 즉각 인도의 경제연구소로 넘겨지고, 전문가 분석을 거쳐 그 다음날 바로 월가로 피드백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에 따르면 미국은 IQ 160이상인 아이를 초등학교 때 발굴하여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홈 스터디로 사교육을 받는 미국 청소년이 15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교육에 투자해야 개인이 역사를 창조하는 시대가 온다. 따라서 개인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연구해야 한다. 영재를 선발해 특수교육을 시키고, 다양한 교육제도를 만들어 젊은이들이 각자 수준에 맞는 재주를 발휘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이 일은 여론에 따를 것이 아니라, 통찰력 있는 지도자가 고심 끝에 결단해야 할 최상위 가치다.

현 우리 교육의 병폐는 다음 통계에서 잘 나타난다. 2010년 OECD 통계에 따르면 고급문서 해독능력은 OECD국가 평균이 22%나 되는데 비해 한국은 2.4%에 불과하다. OECD 국가 중 꼴찌다. 노르웨이 29.4%, 덴마크 25.4%, 미국 19%다. 한국은 독서인구가 너무 적고 그나마 쉬운 책에만 몰린다. 난해한 책은 거의 팔리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아인 랜드(Ayn Rand)라는 사람이 쓴, 아주 해독하기 어려운 책이 4종, 2500만부나 팔렸다고 한다.

그래서 고급문서 해독의 열쇠가 되는 한자 교육은 지금 당장 시작해야한다. 의-약학, 기계, 전자 등 이공계는 말할 것 없고, 철학, 문학, 미술, 음악 등 인문-예술 서적도 마찬가지다.

외국 원서 그대로 볼 때도 그렇고, 번역서적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고급 외국 어휘에 해당되는 한자 단어가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지 않다면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 겉으로는 문맹률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실질문맹률은 70%대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고급문서 해독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

새 정부가 각 분야마다 기본적 재원과 인력은 투자해야겠지만, 집중적인 노력을 쏟아야할 분야가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게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단계적으로 교육시스템을 바꿔나감으로써 변화의 디딤돌이라도 놓는다면 그 업적을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  /조남준 전 월간조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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