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건설이여!
백범 김구 선생처럼 동그란 안경을 쓰고 당찬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이선희 노래 가사 중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이라는 구절이 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계사년 1월, “아, 건설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 좋았던 옛날”이라고 넋두리를 해 본다.

그러나 새해에도 건설업을 둘러싼 환경은 팍팍하기만 하다. 더구나 요즘 건설업은 국가경제를 일구어낸 밑거름 산업이라는 칭찬은 고사하고 ‘토건공화국’이니 ‘삽질경제’니 라는 괄시만 당하고 있으니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다.

1970년대 중반, 친구 아버님 중 몇 분은 중동에 진출한 건설회사에서 근무하셨는데, 당시는 건설회사에 취직을 하려 해도 경쟁률이 높아 쉽게 들어갈 수가 없었다. 취업에 성공한 새내기들이 중동에 다녀온 후에는 조그마한 집 한 채씩을 마련하기도 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열사의 사막인 중동 건설현장에 나가서 조국과 가족들을 위해 피땀 흘리며 오일달러를 벌어 국내로 송금했으며, 송금된 오일달러는 광복과 전쟁 후 폐허가 된 조국의 근대화의 종잣돈이 되어 철도, 도로, 항만, 댐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투자되고, 그 대상 시설물 또한 건설인의 정성어린 손끝으로 완공됐으니 가히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룬 최고의 효자산업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선호 직업이란 안정적 직업 혹은 금전적인 부문을 중시하기도 하지만 당시, 건설 부문에 근무하는 것이 남성적이고 도전적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진취적 산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선호 직업군으로 한자리를 차지한 적도 있다.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교회, 바다, 아니면 왕실”이라는 속담이 나오는데 출세를 하려면, 교회 성직자가 되거나, 미지의 바다로 나가 신천지를 개척하거나, 왕궁에 들어가 국왕을 섬기라는 의미이지만 모두 쉽게 이룰 수는 없었다고 한다.

희망컨대, 오늘날의 건설업이 예전의 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같이 수요를 좇는 산업이 아닌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새로운 창조를 통하여 먹거리를 창출하는 블루오션 산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생활형 SOC 확충 등 건설산업에 대한 성장 동력기반을 제공하는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생활 패턴 변화, 환경, 에너지 등에 대한 업계 차원의 새로운 창조적 건설수요 발굴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의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대국민 이미지에 대한 업계 자정노력과 법질서 준수, 기부, 취약계층 생활시설 개보수 지원 등 사회공동체에 공헌하는 산업으로 변신하는 노력이 병행된다면 명실상부한 예전 건설산업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이건영 코스카 중앙회 건설정책실장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