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물량보다 유지보수 수요 크게 늘듯
업체수는 늘어나 시장불안정성 더 커져
해외서 성공하려면 협업·소통 강화해야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2012년 한해 건설산업은 다사다난하였고,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사건도 있었던 한 해였다. 2012년을 뒤돌아보면,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우리경제의 성장률 둔화 등 국제 및 거시경제의 영향으로 건설시장도 크게 영향을 받아 국내 건설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4대강 사업 이후의 토목투자의 감소 및 주거용 건설투자의 감소 등으로 건설경기는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이러한 국면은 새해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환율하락 등 거시변수의 영향과 고질적인 수익성 하락의 문제 등 실속 면에서는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건설산업은 저성장·글로벌화의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소득 수준의 증가에 따른 건설투자의 비중이 향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선진국형 건설투자구조를 보일 것이며, 신규 건설보다는 유지보수 등 건설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린 건설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대형 SOC 신규사업의 비중은 줄어들 것이고, 생활밀착형 SOC 정비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저성장, 신규수요에 대응한 기업 및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며, 이에 따른 건설산업 생산체계 등 제도개선도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건설시장 공급측면에서 건설시장의 규모는 줄어드는 데 반해 건설시장 내 건설업체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건설시장의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부실건설업체수가 양산되는 등 건설시장의 부정적인 면이 크게 부각될 것이다. 저성장 상황에서 건설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아울러, 정부의 공공건설투자의 효율성 강화로 인해 건설비용감소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가시화되어, 건설업체의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민간 건설경기의 침체로 인한 투자개발형 사업의 추진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책적 대응과 건설기업의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새 정부의 등장으로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공정거래질서 확립 및 대·중소기업 간 동반 성장의 강화 등 건설산업에서도 이 분야의 정책적 노력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을 위한 건설 부문의 정책적 노력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 건설과 지능형(IT)SOC 건설 등 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더욱 촉진될 것이다. 이 부문에 대한 정부의 선도투자에 대응하여 건설기업 차원에서도 적극적 대응체제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국내적 생산기반의 경쟁력 강화가 관건이다. 그린건설 등 신규 수요에 대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 분야의 국내 시장경험 축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내적 기반의 제도와 전문인력의 경험이 글로벌 시장진출과 성공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시장과 해외 건설은 글로벌 건설이라는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국내시장의 성과는 곧바로 글로벌 시장의 성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적 수요 및 세계시장의 트렌드에 대응하여 국내적 사업수행 경험과 기술축적을 위한 선도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향후 노령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건설기능인력의 고령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며, 숙련기능인력의 확보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고 따라서 외국인력으로 대체하거나 그렇지 않으며, 인건비의 상승으로 인한 건설업체의 수익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에도 전문숙련인력의 부족문제가 글로벌 건설시장의 경쟁력 약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전문가가 많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경우 해외건설의 외형적 성장에 비해 수익성은 다소 미흡한 상황이다. 우리 업체 간의 가격경쟁에 말미암은 경우가 많지만, 프로젝트 과정에서의 비용초과 등 문제로 인한 재무위험 증가에 기인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비용초과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업(collaboration)과 소통(communication)이 아주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상에서의 향후 건설산업 전망을 토대로 이에 대응한 기업 및 정부의 체계적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며, 이러한 노력은 저성장, 글로벌화 상황에서 건설산업이 성장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일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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