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서 생존하려면 새가치 창출 필수
사용자 니즈 기반한 패러다임변화 읽어야
첨단 융합기술 연구는 건설인들이 주도를

건설산업의 급감과 관련공학의 정체, 돌파구는 없는가? 최근 국내 인프라가 완성기에 접어들면서 건설 분야 사업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건설경기의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몇몇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지명도가 높지 않다는 점과 세계 각국의 인프라 건설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한 해외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치열한 해외 시장 진입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이 최근의 건설경기 침체를 타개하고 장기적으로는 건설 분야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또 건설기술 분야의 혁신도 공급자 중심의 사고가 아닌 사용자 니즈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사고에 기반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과거 건설기술이 하드웨어 기술인 시공기술에 중점을 두어 양적인 성장을 해온 탓에 현재 부가가치가 큰 소프트웨어 기술인 설계, 엔지니어링 분야의 해외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것처럼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기술발전 추이와 시장 여건 변화를 정확히 읽어 내지 못하고 기술혁신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고부가가치 건설기술로의 해외 시장 진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기술혁신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 건설기술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의 기술혁신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선뜻 건설 기술자와 연구자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설관련 전공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역으로 타 전공 전문가들도 그들의 첨단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건설기술을 만들어 내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분명한 점은 건설기술에 첨단 신기술을 융합하는 시도가 두 기술 간의 상승적인 결합을 통해 건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융합연구로 탄생될 개발기술의 사용 주체는 건설분야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건설기술 혁신을 위해 새로운 분야와 융합하는 연구개발은 End user인 건설분야에서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

일례로 풍력발전에 대한 연구는 지식경제부에서 10년 이상 연구개발을 주도해오고 있다. 풍력발전 연구분야가 풍력터빈과 블레이드 그리고 풍력타워와 기초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풍력타워는 물론 기초분야까지 지식경제부에서 연구개발을 주도하였고 최근에서야 국토해양부에서 뒤 늦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현상 등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풍력발전 산업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End user인 건설 분야 구조 및 기초 전문가의 적극적 주도와 참여가 절실하다. 발전기 중심의 개발로 풍력 발전단지 건설에 필요한 인프라 기술개발이 제약을 받게 될 경우, 부재의 운반을 고려한 선제작 부재, 고성능 건설재료를 사용한 구조물 최적화 등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기존의 건설기술과 외국산 소재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

과거 고속철도 기술 분야도 고속철도 공사비의 70~80%가 인프라건설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철도 차량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져 현재 고속철도 특성에 맞는 인프라 건설기술 발전은 미약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고속철도인 HS1 사례의 경우 건설분야가 조기에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관련 인프라 건설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하였고 초기 공사에 국한하지 않고 운영 및 유지관리를 고려한 최적의 솔루션을 계획, 설계 단계부터 준비하고 도출하여 목표 공기 전 완공할 수 있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렇듯 향후 에너지플랜트기술, IT기술, 로봇기술, 녹색기술 등과 융합하는 새로운 건설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End user인 건설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주도하며 전공학문을 기반으로 세분화하고 심화할 수 있도록 타 분야에 대한 융합연구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기술개발 과정에서 첨단기술의 적용과 개발방향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활동은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건설관련 전공자의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그 기술 분야가 향후 사업화되었을 경우 End user인 건설 분야의 주도로 연구개발 목표와 부합된 성공적인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 다에너지 소비산업으로서 환경파괴를 일삼던 건설업은 이제 이러한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강구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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