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그녀의 남자 고르는 방법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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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그녀의 남자 고르는 방법 17
  • 성주현
  • 승인 2013.03.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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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

성주현  글      방상호  그림

여자의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도 있잖아. 생각해 봐. 그게 뭐 그렇게 화 낼 일이야? 튤립이면 다 같은 튤립이지 그중에서 흰 튤립의 꽃말 다르고 붉은 색 튤립의 꽃이 다르다는 걸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옥이가 그렇게 정색을 할 땐 다 이유가 있었던 거야.

그래서 내가 옥이한테 그랬지. 설마 제갈 대리님이 알고 그랬겠냐고. 그러니까 제갈 대리가 그러더라. “색깔마다 꽃말이 달라요?” 그러니까 옥이가 “그럼 쌍둥이도 이름이 다른데, 색깔 다른 꽃이 꽃말이 같을 리가 있어요?” 그런데 거기서 제갈 대리가 해선 안 될 말을 했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거지. 제갈 대리가 글쎄 사과의 뜻으로 재미있는 얘길 해 주겠다는 거야. 재미있는 얘기가 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거냐고?

옥이 걔가 제갈 대리의 불효자 얘기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거 알고 있지? 나는 정말 제갈 대리가 그 상황에서 또 불효자 얘긴 할 줄 몰랐어. 글쎄 이러더라고. “저… 독일에서 가장 불효자 이름이 뭔 줄 아세요?” 정말 강적이지 않니? 어이가 없더라고. 옥이는 ‘그 입을 벌리기만 하면 당신하고 나는 끝이다’란 표정으로 제갈 대리를 째려보기까지 했다니까.

그런데 사람 마음 참 이상하지. 그동안 제갈 대리한테 중국 불효자, 일본 불효자, 스페인 불효자, 미국 불효자… 하여튼 세계 50여 개국의 불효자 이름을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독일의 불효자 이름은 또 뭔가 싶더라고. 그래서 한번 들어나 보자고 했더니, 제갈 대리가 옥이의 표정을 본 거야. 제갈 대리가 옥이 표정을 보더니 죽어도 말 안 하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고.

 
그런데 정말 사람 마음 참 이상해. 안 가르쳐 준다니까, 더 궁금한 거야. 독일의 그 불효막심한 놈 이름이. “뭔데요, 뭔데요…” 그랬더니 제갈 대리도 은근 말하고 싶었나 봐. 못 이기는 척 얘기하는 거 있지. “카를 아비 찔러”라고. 그때 옥이 표정을 봤어야 돼. “제갈 대리님은 불효자 얘기 말곤 할 말이 없어요!” 아까도 말했잖아. 여자의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옥이 걔가 제갈 대리한테 관심이 없었어 봐 그렇게 흥분할 것까진 없지 않겠어?

그래서 내가 집에 오는 길에 물어 봤어. 제갈 대리한테 관심 있냐고. 그랬더니 펄쩍 뛰며, 나야 말로 김민수 대리랑 어떻게 할 건지 말해 보라는 거야. 내가 김민수 대리한테 관심 없다면 자기가 대쉬해 보겠다나. 솔직해 얘기를 해야겠더라고. 그래서 솔직히 말해 줬지. 사람은 좋은데 내가 찾는 얼굴이 아니라고. 내가 관상 공부를 안 했으면 모를까, 마음만 먹으면 좋은 관상을 가진 남자를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데 김민수 대리를 사귈 수는 없겠더라고.

그런데 은근 아까운 거 있지. 얼굴은 좀 아니지만 그날 알았거든. 김민수 대리가 사람은 참 순수하고 좋다는 걸 말이야. 그날 마신 술기운 때문이었나? 김민수 대리가 내 이상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 주기도 아까워진 거 있지? 그래서 내가 옥이한테 그랬어. “나 내일 선보기로 했거든. 확실한 건 내일 선보고 나서 말 해줄게.”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본 선 자리에 내가 그토록 찾고 찾아다녔던 완벽한 관상의 남자를 만난 거야. 그런데 그 완벽한 관상이란 것이 어떻게 생기면 되는 거냐고? 그 사람이 어떻게 생긴 남자였냐면 말이지….

[성주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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