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그녀의 남자 고르는 방법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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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그녀의 남자 고르는 방법 23
  • 성주현
  • 승인 2013.04.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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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

성주현  글      방상호  그림

말했지?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관상은 거짓말을 안 한다고. 그 남자는 정말 확실했어. 성형수술로 완벽한 관상을 만든 그런 얼굴도 아니었고 또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달했다 해도 성형수술로는 그런 관상을 만들 수도 없어. 그래서 내 결론은 그 남자는 누가 뭐래도 진품 중에 진품이라는 거야.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하더라고. “그 남자는 사기꾼”이란 김 대리의 말을 무시해 버리려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 말이 하루 종일 머리를 뱅뱅 돌아다니는 거 있지? 어떻게 하겠어?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속담도 있잖아. 그래서 그 재벌 2세에게 물어 봤지. “요즘 하시는 사업이 힘드세요?” 그랬더니 그 남자가 무슨 말이냐는 듯 날 쳐다보는 거야. 그래서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들이댔지. “왜 렌터카를 타고 다니세요? 여기 번호판에 허 있잖아요. 허 자 붙으면 렌터카 아니에요?”

그랬더니, 그 남자가 그런 건 처음 알았다는 듯 “아! 그래요? 렌터카는 허 자가 붙습니까?” 이러는 거야. 사기꾼 맞다 싶더라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거 있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그 남자는 원래 우리나라에 몇 대 없는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데, 사고가 나서 임시로 렌터카를 타고 다녔던 거더라고. 그리고 알고 보니까 재벌 2세쯤 되면, 렌터카에 “허”자가 붙는지 뭐가 붙는지 아무 관심 없더라고. 생각을 해 봐. 재벌 2세 정도가 자동차 번호판에 “허” 자가 붙는 뭐가 붙든 무슨 상관이겠냐고. 모든 오해가 풀리자 그 남자 더 잘생겨 보이는 거 있지?

 

그리고 재벌 2세는 뭐가 달라도 다르더라고. 보통 남자들 같았으면 자기를 의심을 했네, 어쨌네 하면서 지지고 볶았을 텐데 그 남자는 그냥 쿨~하게 넘어가는 눈치였어. 날 자기네 호텔의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가는 거 있지.

때는 이때다 싶었어.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내가 과감하게 물어 봤지. “만약에요, 회사하고 나,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저를 선택할 용기가 있으세요?” 그랬더니 그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그 남자가 1초도 안 망설이고 대답하는 거야. “아니요.”  자존심이 얼마나 상하던지 아무 말이 안 나오더라고. 그런 내 심정을 알았는지 그 재벌 2세가 그러대. “은경 씨도 직장생활을 하셔서 알겠지만 내가 우리 회사를 버리면 우리 회사 직원과 또 그 부양식구는 누가 책임집니까?”

정말 재벌 2세는 뭐가 달라도 다르더라고. 한시름 놓은 거지 뭐. 그래서 내가 그랬지. “그럼 둘 다 선택하면 되겠네요.” 그랬더니 그 재벌 2세가 그러더라고. “그럼요, 직원이 없다면 회사도 있을 수 없죠.” 엥? 이건 또 무슨 소리? 회사랑 직원이라니? 그럼 난 어디 간 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재벌 2세가 뭐가 잘못됐냐고 묻는 거야. 그래서 내가 잘못 된 건 아니지만 내가 빠진 것 같다고 하니까, “은경 씨가 빠지다니요? 여기 이렇게 있잖아요?” 이러는 거 있지? 정말 남자들 답답하지 않니? 콕 집어서 얘기하지 않으면 도통 말귀를 못 알아먹는 다니까.

그래서 어떻게 해.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내가 그랬지. “그런 거 말고 우리 앞날이요. 제가 얼마 전에 상우 씨의 키스를 피한 건 아직 확실한 약속이 없어서였어요. 전 저와 결혼할 남자와 제 인생의 첫 키스를 하기로 결심했거든요. 저에게 청혼한 다음 키스해 주세요.”

눈을 감았지. 내 인생의 달콤한 첫 키스를 기다리면서 말이야.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입술에 뭐가 닿는 기분이 안 들더라고. 이상해서 눈을 떠보니 그 재벌 2세가 황당하다는 듯 날 쳐다보고 있는 거 있지? 멀쩡한 여자가 미친년 되는 거 한순간이더라고.

[성주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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