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4대 명절인 설날, 한식, 중추(추석), 동지에는 제사를 지내고 음복과 더불어 정을 나누는데 그중 추석은 음력 8월15일인 중추절(仲秋節), 한가위라고도 부른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 간의 정을 나누고, 담소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추석도 지난 지가 벌써 20여 일이 되었다.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마시는 한 잔의 술처럼 의미 있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알고 보면 흔히 하는 주(酒)법상 건배의 역사는 술의 역사만큼이나 길다고 하며, 건배의 유래와 의미도 동서양이 서로 다르다고 한다.

이렇듯 술 마시는 방법이 다른 것처럼 세상에는 대체로 3대 음주문화권으로 나눈다.
우선 그 하나가 독작(獨酌)문화권이다. 저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마시고 싶은 만큼 자기가 스스로 술잔에 따라 마시는 음주 습관을 독작문화라 한다. 대체로 서양 사람들이 독작을 한다. 다른 하나는 수작(酬酌)문화권이다. 수작이란 잔을 상대방에게 권해 술을 따라 주고 마시게 한 다음에 그 잔이 되돌려지는 즉, 술잔을 주고받는 음주문화다. 우리나라가 수작문화권에 속한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술잔에 술을 따라주기는 하지만 잔을 돌리지는 않는데, 가까운 일본에서도 옛날에는 수작을 했다는 기록이 있긴 하나 술잔이 왔다갔다 하는 법은 없다. 현재 수작을 하는 나라는 이 세상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잔 술에 더불어 입을 대고 마시는 수작은 그로써 더불어 마신 사람들 간의 동심일체를 다지는 정신적 결속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음주방법이다. 신라시대 때 수작문화의 성지라 할 수 있는 포석정에서 임금과 신하가 임금이 입을 댄 술잔을 물위에 띄워 신하들이 번갈아 입을 대어 마시는 것이나, 조선 왕조 때 각 관청에서 음례(飮禮)라는 의식으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한 말들이 큰 술잔을 돌려가며 마시는 것 모두가 동심일체를 다지는 하나의 의식이다.

세 번째는 술잔을 들고 축원하는 말을 하고서 마시는 음주문화가 있는데 이를 대작(對酌)이라고 한다. 대작문화의 음주방법을 건배라고 하는데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술자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술자리에 가려면 건배사를 하나둘쯤은 미리 준비하고 가는 것이 기본 상식이다.

또 달력장이 넘어가며 술자리가 빈번해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자신의 건강과 가족 간의 화목을 위한 술자리도 좋지만,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평안한 시대에 부르는 노래가 “지화자”라고 한다.

국가의 발전과 전문건설업의 발전을 축원하는 “전문건설업” “지화자”라는 건배사를 자주 들을 수 있는 내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건영  코스카 중앙회 건설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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