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슬하는 자 백성 위에 있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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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하는 자 백성 위에 있지 않네
  • 전문건설신문
  • 승인 2013.10.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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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감상(7)

인여인상등 人與人相等
관하거민상 官何居民上
위기인차명 爲其仁且明
능부중소망 能副衆所望

사람과 사람 사이 차등이 없으니
벼슬하는 자라 해서 백성 위에 있겠는가.
마음을 어질게 지니고 일 처리를 명철하게 해야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네.

이용휴가 풍천 부사로 떠나는 홍성을 전송하며 써준 시로 전체 5수 가운데 첫 수입니다. ‘승정원일기’ 영조 42년(1766) 6월 30일 기사에 홍성이 풍천 부사로 떠나며 하직하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는 이 즈음에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관은 왕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는 중대한 일을 맡은 사람이기 때문에 왕은 이들이 부임하기 전에 만나서 수령으로서 해야 할 바를 묻고 선정을 베풀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경국대전’ 이전 고과조에 보면, 수령칠사라 하여, 지방관이 힘써야 할 일곱 가지 조목이 실려 있는데, 왕은 지방관이 하직하는 자리에서 이에 대해 자주 물었고, 이를 기준으로 지방관에 대한 인사 고과를 하였습니다. 이런 중대한 임무를 띠고 길을 떠나는 친구에게 이용휴는 이 시를 지어 주며 백성 위에 군림하지 않고, 백성의 고충을 잘 헤아려 선정을 베푸는 목민관이 되어 달라고 당부합니다.

홍성이 지방관으로 부임하는 서하는 황해도 풍천으로 바닷가입니다. 그러니 상 위에 해산물이 많이 오를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으면 “그곳에서 해산물이 많이 나니, 맛있는 것을 실컷 먹을 수 있겠구나. 언제 나도 좀 불러다오” 할 것 같은 상황인데, 친구는 맛있는 음식이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백성의 노고를 떠올리게 하고, 그들이 애쓴 만큼 그들이 먼저 맛보고 기뻐할 수 있게 하라고 말합니다.

평소 두 사람이 인간의 평등함에 대해, 관리의 책무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한 내용이 이별하는 시 속에도 그대로 담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한시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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