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 (중략) ...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해마다 이 맘 때쯤 되면 세간에 유행되는 이해인 님의 ‘송년의 시’ 중 일부를 인용해 보았다.
얼마 있으면 송년(送年)이라는 이유로 온 나라와 국민들이 떠들썩하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송년을 요란하게 보내는 사람들의 심리 한 쪽에는 지난 한 해 동안 느꼈던 고통이나 괴로움들을 송년회라는 구실로 툴툴 털어버리고자 하는 일종의 자기치유 행사인데, 이것이 마치 거대한 사회적 의식으로 변질된 듯한 느낌이다.

우리가 송년행사를 치르는 12월은 예로부터 섣달이라 불렀다. 섣달의 의미는 설이 드는 달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만큼 몸도 마음도 정숙하고 엄격하게 보내야 함을 뜻한다. 그리고 설의 의미는 낯설음이란 의미와 같은 뜻이라는 설이 유력하므로 결국 새로움에 대한 동경이나 기대, 즉 경외심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섣달은 설이 드는 달로 심신을 바르게 하여 새로운 설을 경건하게 맞을 준비를 하는 달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 자신을 한 번씩 되돌아보자. 아마 대부분이 지금쯤 월간 계획표에는 거의 빈 날이 없을 만큼 송년행사 스케줄로 빼곡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의미있는 행사들인가도 한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소득이 2만4000달러를 돌파했다고 각종 매체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피곤하게 했다. 하지만 그 그늘에 가려진 수많은 우리의 이웃들은 최저생계비조차 벌지 못한 채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로지 나의 지나온 길만 위로 받는 무의미한 송년회가 아니라 이제는 옆과 아래도 함께 살피며 이웃들의 아픔까지 같이 위로할 수 있는 뜻있는 송년회를 보내는 것이 어떨까?  /김정환 코스카 중앙회 정보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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