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업종에서 뿌리산업의 역할이 중요 , 한국이 초일류 건설강국이 되려면 대형건설업의 수주 능력 향상 못지않게 전문건설업의 기술력 강화가 매우 절실하다”

최근 해외수주 활성화 등에 기인해 우리 건설산업의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괜찮은 겉모습과 달리 내부를 들여다보면 낮은 수익성과 시스템화되지 않은 사업시행체계 등의 문제점도 갖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이 규모, 기술력, 사회적 인식도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산업의 뿌리가 되는 전문건설업의 경쟁력이 낮은 점은 간과되기 쉬운 위협요인이다.

세계 탑 클래스 건설 강국을 목표로 한다면 전문건설업의 역량강화를 위해 필요한 기능들이 체계적으로 검토되어야 하고, CM(건설사업관리)의 확대 시행 등 건설산업 환경변화가 전문건설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5월부터 시행예정인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하면 건설감리제도가 건설사업관리로 통합된다. 지금까지 건설공사의 시공단계 중심으로 시행되던 감리제도를 기획부터 설계, 유지관리단계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CM으로 통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건설기술진흥법이 시행되면 감리와 CM시행 사이의 불명확성이 해소될 수 있고 그로 인해 CM 발주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감리업이 CM으로 변화되므로, CM 발주가 적었던 토목 분야의 감리용역이 CM으로 변화될 수 있는 단초가 구성된다.

CM 시행방식도 시공책임형 또는 위험형 CM(CM at Risk) 시행으로 확대되면 CM시행사가 시공에 책임을 갖고 수행하게 된다. 이때 CM시행사는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대형건설사가 아닌 전문건설사들로 시공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전문건설사는 하도급기관이 아닌 원도급기관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외 건설수주환경 변화에 대응해 강소 전문건설기업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해 본다.
첫째로, 하도급 중심의 수동적 사업수주 형태에서 전문건설업 고유의 능동적 사업능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성상 기업 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다수 기업의 연계수주 협력체계와 지역 및 유형에 따른 사업특성화 전략도 필요하다. 토공, 철근콘크리트 등의 전통적 공종의 수주는 갈수록 어려울 것이므로, 보다 도전적으로 사업 특성화를 위한 중장기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로, 중소 규모 건설기업에 적합한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홍보는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특히 대학교 건설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강소 중소기업이란 인식을 갖게 하는데 필요하다. 현재의 스펙이 우수한 인력보다는 발전적 전문건설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력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적은 규모라도 우수 인력은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로, 중소기업에 특화된 R&D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국토부 등에서 연구과제에 중소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실제 시공 위주의 전문건설사 참여도는 낮은 실정이므로 더욱 적극적인 참여 유도방안이 요구된다. 적은 규모의 기업 살림에서 연구개발 투자는 쉽지 않은 부분이나, 최소한의 수익이 발생한다면 일정 부분은 기업 특화기술 구축을 위한 자체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넷째로, CM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시공책임형 CM이 확대 시행되면 CM시행사는 시공업체 선정을 포함해 시공 전반에 책임을 갖게 되므로 공종별로 우수 전문건설기업과 직접 시공계약을 할 수 있다. 중소규모 프로젝트로 CM이 확대 적용되면 전문건설기업이 CM시행사 자격으로 직접 참여하는 상황도 가정될 수 있다. CM시행사가 시공에 책임을 가지므로 중소프로젝트의 CM 업역은 전문건설업의 업역과 다름이 아닌 것이다.

다섯째로, 국가 차원의 강소 전문건설기업 육성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청 등에 유사 프로그램들이 있으나 제조업에 중점을 두고 있어, 전문건설 분야의 지원제도는 국토부 등을 중심으로 보다 향상될 필요가 있다. 우수 인력의 전문건설기업 취업 시 인센티브지원 등 국가의 강소 전문건설기업 육성전략이 보다 구체화돼야 하며, 해외시장 진출 지원전략도 적극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모든 업종에서 뿌리산업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초일류 건설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형건설업의 수주능력 향상 못지않게 전문건설업의 기술력 강화도 매우 중요하다. 시공규모가 적은 만큼 효율적인 시공관리능력이 갖춰져야 하고, 보유인력은 적지만 전문 기술력을 갖춘 인력유치에 노력해야 한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가적 관심도 적고 성장의지도 부족했다면, 이제는 분야별 강소 건설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국가적 관심과 자생적 변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강인석 경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한국건설관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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