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들 “어느 장단에 맞추리까”

중복투자 등 속앓이

종합건설업체들이 수주 양극화에 따라 IT시스템 투자도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도급 입찰 및 관리 프로그램 버전이 업체별로 수준차이를 드러내면서 협력업체들이 때 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장기불황이 종합건설업체들의 수주 양극화는 물론 IT시스템 관련 투자 양극화도 야기하면서 구축 프로그램 및 전산시스템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대형업체 등 우량 종합업체들은 전사적자원관리(ERP)는 물론 건설사업관리시스템(PMIS), 공정·공사비 통합관리시스템(EVMS) 등에 이어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현장 관리시스템까지 도입하고 있다.

반면 법정관리·워크아웃 진행 중인 업체들을 비롯한 부실 종합업체들은 IT시스템에 대한 추가 투자를 포기하거나 있는 시스템마저 유지관리를 방치하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일부 업체는 업무의 온라인작업을 포기하고 종이를 다시 사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에 따라 원도급사들의 하도급 공사입찰 및 관리시스템, 프로그램의 버전 등이 제각각이 되면서 협력 전문건설업체들이 업무처리에 차질을 빚고 있고, 이에 맞추기 위해 중복투자를 해야 하는 등 추가부담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 격차는 물론 컴퓨터 운영체계(OS)의 버전에 따라 협력업체 등록 및 유지, 전자조달, 실적신고 등 협업시스템 작동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 인터넷 운영시스템인 웹브라우저(익스플로러 등)마저 버전이 제각각이어서 등록업체마다 컴퓨터를 따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또 원도급사가 대금지급 등 관리프로그램을 투자여력이 없다며 예전 버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협력업체가 해당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 구형 PC를 교체하지 못하고 해당 원도급사 용도로만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사례도 있다.

건설IT시스템 구축 업체 한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비용 결제가 안 나서 결제를 못해주겠다는 종합건설업체도 있는 실정이고, IT투자 지속여부, 시스템 유지관리 수준으로 원도급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해도 될 정도로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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