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우수 인재들은 ‘히든챔피언’에서 지역경제를 위한 인적자원으로 성장 가능
 그렇게 해야 국정목표인 고용률 70% 달성과 과열된 교육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

올해는 한국전쟁 64주년이 되는 해이다. 1953년 7월 유엔과 북한의 휴전협정으로 전쟁이 끝났지만 한국 경제는 완전히 파괴됐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한국경제는 일어나기 시작해 현재는 휴대폰과 자동차를 수출하는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특히 지난 50여 년간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압축성장을 통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반면 수도권은 인구과밀과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한 지나친 교육열로 시달리고 지방은 경기침체로 고전했다. 인구·경제가 수도권에 집중됨으로써 국내 경제는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단기간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만들었다. 

박근혜정부는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엔진을 점화하고 고용률 70%를 달성시켜 국민행복 시대를 열기 위해 새 경제패러다임인 창조경제를 실현하고자 한다. 여기서 창조경제란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과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수도권으로 인구와 경제가 집중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대기업으로만 쏠리는 현상은 창조경제를 통해 성장엔진의 불꽃을 다시 피우고자 하는 현 경제발전 패러다임과는 맞지 않다.

수도권에 있는 대기업은 비대해진 조직으로 기존 제품의 개선과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고용을 줄여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이 예전만 못하다. 반면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이 중요시되고 기존제품보다 기능을 단순화시키거나 편리하게 하면서 저가 제품을 만들어 틈새시장을 공격하는 숨은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은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다.  

실리콘밸리의 인텔과 휴렛패커드 등은 작은 기업에서 성장해 일자리 창출과 이로 인한 인재의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그러면 지방의 히든챔피언들을 육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우수한 인재들을 지방의 중소기업으로 유인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지방 인재들의 창의성이 기업자산이 되도록 기업문화를 가꾸고 급여와 복지를 대기업 수준으로 높이도록 정부가 우선 중소기업을 유도·지원해야 한다. 중앙 및 지방정부가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의 수익증가 그리고 우수 인력의 지방 유입 및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확립시키는 시동자(prime mover)가 돼야 한다.  참고로 중앙집권적 조직문화로 쇠락의 길로 갔던 미국 MIT 주변의 루트 128의 기업과 개인의 창의성을 잘 활용해 번성했던 스탠포드대학 주변의 실리콘벨리 기업은 극명히 대조가 된다.        

둘째, 지역의 산업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할 해당지역 대학·산업계·공공기관·지방정부 간의 밀접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대학과 공공기관 그리고 수요자인 중소기업이 함께 지역 기업의 수요에 맞는 인력수급 계획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또한 기술개발 여력이 없는 지방의 중소기업들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상당 부분이 투입되는 정부출연연구원과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셋째, 히든챔피언들이 앞으로 클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 현재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규제가 강화되고 70개가 넘는 정부의 각종 지원이 사라지며 20개의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는다. 기업을 성장시키거나 가업을 이어가겠다는 기업가의 의욕이 사라진다. 히든챔피언에 대해서만은 기업을 오랫동안 지키고 고용의 80% 이상을 유지시키면 상속과 증여 관계없이 가업승계 자산의 85~100%를 공제해 주는 독일의 사례를 참조해 볼 만하다.           

미국의 경우, 주립대학 등록금이 현재 살고 있는 주의 학생에게는 타 주 학생에 비해 1/3 정도 수준이다. 따라서 상당수 학생들은 거주하는 주의 주립대학에 다니고 졸업 후에는 그 지역의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독일은 중학교에 해당되는 과정을 마친 대부분 청소년기 학생들이 직업학교와 지역의 중소기업에서 체계적인 직업교육을 받도록 이중교육시스템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교육 후 지역의 히든챔피언에 들어가 생산라인에 투입된다. 히든챔피언에서 지방의 인재들이 지역경제를 위한 훌륭한 인적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이나 독일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지 않다.   

이처럼 지방의 히든챔피언들을 많이 키워야 국정목표인 고용률 70% 달성과 과열된 교육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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