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행 들어간 대구 모노레일은  운전자·고정역무원 없는 무인시스템에
 세계적으로도 시 전체 운행은 처음이라 개통전 재난 대처방안 철저히 점검해야”

대구광역시는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에 이어 3호선은 약 지상 12m의 모노레일을 채택해 현재 모든 공사를 마치고 시험운행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노레일 방식을 채택했으며 세계 최장 23.95km를 운행하게 된다.

총 사업비가 1조4800여억원으로 2009년 6월부터 총 30개 정거장을 지상 10m 이상 높이에 구축했다. 일반 기차들이 두 개의 레일을 사용하는 것에 반해 모노레일은 폭 2.9m, 길이 15.1m, 높이 5.24m의 빔을 사용하는 것으로 미국, 호주, 일본 등 14개국에서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특정목적을 위해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데 비해 이렇게 긴 구간을 3량 1편성으로 265명을 실어 나르는 도시의 정규 교통수단으로 쓰는 것은 대구가 처음이다.

그리고 모노레일의 운행은 운전자가 없는 무인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으며, 30개 역사에 고정 역무원이 배치되는 것이 아니고, 6명이 조를 구성해 순회하며 점검하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번 눈여겨 봐야 할 것이 있다. 금년 세월호 참사와 1995년 대구의 1호선 가스폭발 사고, 2003년 중앙로역 열차화재 사고처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번 모노레일은 국내에서 아직 운행 경험이 없고, 세계적으로도 시 전체를 가로지르는 대형시스템을 구축해 운행한 적이 없으니 재난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도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몇 가지 보완대책이 나와 있기는 하다. 히타치와 국내 우진산전이 제작한 차량에 스프링쿨러를 설치해 화재 시 자동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했으며, 무인으로 운행하는 시스템에서 안전요원을 승차시켜 비상시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순회요원을 투입해 무인역사를 바쁜 러시아워시간에 관리케 하는 등 재난시 보완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발생의 원인은 다양하며, 기존의 육상이 아닌 지상 10m 높이의 새로운 교통수단이다 보니, 우리는 다양한 재해형태를 고려해 보고 이에 대한 재난 대응 시나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에 대한 완벽한 훈련과 대비책이 개통 전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중 몇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전요원의 역할과 훈련이다. 차량에 탑승하게 되는 안전요원은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테러, 지진, 강설 등의 다양한 재난발생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 훈련돼야 한다.

둘째, 기본적으로 무인운전과 역사운행이 무인으로 대부분 이루어지는 첨단시설이기 때문에, 이를 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첨단방재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이미 우리나라는 서울시, 부산시 등에 첨단방재시스템이 일부 구축돼 있고, 또한 연구를 마치고 실용화 단계에 있는 유비쿼터스기술과 IT기술을 접목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도입해 이상한 징후와 예방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경우 스마트 CCTV 시스템을 지하철에 구축했는데 화재불꽃의 형상만으로도 모니터 스스로 화재를 인식해 경보를 근무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우리도 VMS장치와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재난 발생시 모든 관계자와 유관기관의 사람들이 짧은 시간 즉 골든타임 내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방재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셋째, 탈출장치인 스피럴 슈트의 검증이다. 현재 최대 13m 이상의 높이에서 비상탈출시 사용하게 될 스피럴 슈트가 노약자, 어린이, 임신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실제로 탈출가능한지 개통 전에 실제로 훈련시 사용해서 문제가 없는지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장치로 노약자 또는 어린 아이들의 탈출이 가능하다면 몇 분이 소요되는지 일일이 따져 보아야 한다. 또한 현재 이 장치로 내려오는 곳이 대부분 도로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탈출상황에 맞게 교통시스템이 이들의 안전을 위해 교통차단이 동시에 이루어질 것인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장치를 통해 탈출을 했지만 교통사고로 2차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 될것인가?

넷째, 모노레일이 설치된 나라 중 가장 추운 곳에 위치해 있어 겨울 결빙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대응책이 필요하다. 현재 레일 위에 폭설이 내린다든지 결빙이 되면 모로레일의 안전이 얼마나 위협받는지 검증된 바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겨울 동안 결빙과 관련된 많은 대응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기술력으로 돌아볼 때 충분히 모노레일 시스템을 안전하게 더 나아가 훌륭하게 구축하고 운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전과 방재에 관해서는 너무 관대하고 무관심하게 여긴 나머지 어처구니 없는 많은 아픔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모노레일 시스템을 안전하고 누구나 안심하게 탈 수 있도록 모든 재해에 대해 충분히 대비책을 강구한다면 또 다른 성공적인 교통수단으로 거듭날 것이다.  /장준호 계명대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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