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방식 물량경쟁이 심화되면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고수익 사업모델 발굴과 기술혁신 통한
 원가절감으로 수주시장 다변화해야”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업체들의 생존이 위협 받고 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100대 건설사 중 45개사가 워크아웃, 법정관리, 부도, 폐업될 정도로 건설업계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는 주택경기 부진 등으로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침체를 보이고 있으며, 산업규모가 축소되고 업체 수익성이 악화되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2013년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91조4000억원으로 2012년 대비 10% 감소하였으며, 2002년 83조1000억원 이후 1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특히 민간 부문의 수주액은 55조1000억원으로 2012년 대비 18.2% 감소한 수치로 2002년 이후 최소 수주액이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정부기관(-5.8%), 공기업(-27.25)의 발주 감소와 경기회복 부진으로 인한 설비투자의 감소로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내건설업체 등은 수년간 이어진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965년 태국고속도로 건설로 시작된 해외건설사업은 2006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108억6000만 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지만, 외환위기가 찾아온 2007년 397억8000만 달러, 2008년 476억4000만 달러, 2009년 491억5000만 달러, 2010년 715억8000만 달러, 2011년 591억4000만 달러, 2012년 648억8000만 달러, 2013년 652억2000만 달러, 등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176억 달러를 수주했으며 누적 수주액은 6593억 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해외 건설시장은 중동과 아시아 신흥국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침체된 국내 건설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건설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첫째, 제살 깍기식 저가 수주 문제이다. 국내업체 간 수주 경쟁이 붙으면서 기술경쟁이 아닌 덤핑입찰을 통한 사업수주로 물량확보는 성공했지만 적자시공으로 수익성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2011년에는 2010년보다 계약건수는 32건이 증가하였지만 수주액은 100억 달러 이상 감소하였다.

둘째, 해외사업의 진출이 대형업체 위주로 편중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실적을 살펴보면 상위 10개 기업이 수주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형공사를 수행하기 위한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해 사업이행을 위한 보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진출시장과 공종이 중동지역과 플랜트 사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단순도급사업 위주로 편중되어 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플랜트에 70~80%가 집중돼 있다. 토목·건설 분야는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 밀려 수주가 어렵고, 신도시 사업의 경우도 중동보다 가격적인 면에서 30% 이상 비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저가 방식을 통한 물량 위주의 수주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인건비를 가진 중국·인도 등 신흥국들과 가격적인 경쟁이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기술경쟁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에 매진해야 한다.

또한 수주지역의 다변화와 공사종류의 특화, 사업기획력 및 개발역량을 바탕으로 수주방식의 다양화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건설의 블루오션을 찾고, 고수익 사업모델을 발굴하며 기술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수주시장을 확대해야 된다. 이러한 노력들이 정상적으로 정착된다면 최근 회자되고 있는 국내업체 간 과당경쟁 우려는 상당부분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2017년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을 1000억 달러를 잡고 있는 만큼 국내기업들이 변화되는 수주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된다.

또한 열악한 금융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금융기관들은 해외 사업이 가진 리스크 때문에 보증과 자금지원을 꺼려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국내기업이 우수한 기술력과 좋은 프로젝트 계획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금조달이 어려워 프로젝트 수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건설업계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움직임 속에 업체 간 지나친 견제보다는 내실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되며, 정부도 동일공종 동일사업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하지 않도록 기업별 진출지역 및 전문 공종을 특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윤하중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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