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훈 한의사의 생활속 건강 <76>

 
칠십대 중반을 넘어선 영조가 오래간만에 잘 먹었다며 고추장을 별미로 꼽았다고 ‘승정원일기’에는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추장은 매우면서도 달콤한 이 두 가지 맛이 어우러져 감칠맛을 내 입맛을 잃은 사람에게 더없이 좋은 음식입니다. 고추장을 통해 입맛을 회복한 영조는 고추장 없이는 밥을 못 먹는 지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추장은 18세기 후반에 조선에서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승정원일기에 영조가 먹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더 이전부터 먹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왕실의 정식 메뉴가 된 이후 궁궐 밖으로도 서서히 퍼져나갔던 고추장은 조선을 매운맛과 감칠맛으로 물들였습니다.

고추장의 효능
고추장에는 비타민C와 카로틴이 풍부합니다. 또한 메주로부터 유래된 고활성 전분분해효소 아밀라아제와 단백질 분해효소 프로테아제 등 소화효소가 있어 소화를 도와줍니다. 캡사이신 성분은 체지방을 감소시키며 메주숙성 때 생긴 성분이 체지방을 태워 비만방지에 효과가 크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자연에서 유래된 다양한 균종 속에 들어있는 미생물이 정장작용 효과를 내 노폐물 배설을 촉진하여 감기 등 각종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도 좋습니다.

고추장과 어울리는 음식
굴과 초고추장을 함께 드시면 식욕을 살리고 굴은 지방함유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에 도움이 되는 과메기를 김, 미나리에 싸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훌륭한 겨울철 건강음식입니다. 냉이 고추장 무침은 향이 좋고 쌉싸래한 맛이 입맛을 자극합니다. 냉이는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고추장의 종류
쌀 고추장 외에도 충청도지방에는 보리고추장이 있습니다. 보리쌀을 주재료로 하여 엿기름을 쓰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맛이 구수해 쌈장으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경상도 마천지방에는 고구마고추장이 있습니다. 단맛이 강하고 윤기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목이 칼칼해지는 겨울철에 달콤하게 즐기기에 좋습니다. 마늘 다진 것을 추가해 만든 마늘고추장은 아릿한 마늘 맛이 일품으로 다른 양념 없이 밥에 비벼먹어도 좋습니다. 마늘이 특산물인 의성과 단양에서 유명합니다. /구자훈 바른자세한의원 원장(02-533-8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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