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과 연초에 걸쳐 전문건설업계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두 가지 사례가 눈길을 끈다.
그 하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 국회의원 12명이 ‘200억원 이상 국가공사 분리발주 의무화’를 담은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입법발의 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이를 막기 위한 종합건설업계의 치열한 로비도 시작됐다. 김 의원 등은 “불공정 하도급 근절을 위해 하도급 방식의 근본적 전환 필요”라는 시대적 요구를 이유로 분리발주 의무화를 강조했지만, 종합건설업체는 군림해온 ‘갑(甲)’의 지위를 잃을까봐 전전긍긍이다.

다른 하나는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신청과 개시이다. 이로 인해 1700여 협력업체가 줄도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 가운데 많은 수를 차지하는 전문건설업체는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경기 상황 속에 ‘동부 피해’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됐으니 죽을 맛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동부건설과 계약한 전문건설업체는 322개로, 계약규모는 71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위의 두 가지 사례는 전문건설업계가 2015년 한해 극복해야할 과제를 적시하고 있다. 협회와 전 회원사가 똘똘 뭉쳐 그동안 많은 개선을 이뤘지만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있는 ‘갑(甲)질’과 유사 이래 최악이라는 ‘건설 경기난(難)’ 뛰어넘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하도 인이 박히게 들어서 더 이상 신선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우리가 힘을 합쳐 더욱 확실하게 극복해야만 하는 지도 모르겠다. 몸에 완전히 배어 타성에 젖지 않도록…

대한전문건설신문 2015년 1월1일자에 게재된 중앙회, 시·도회, 업종별협의회 회장단의 신년사도 바로 어려운 전문건설 환경을 전제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주문하고 있다. 회장단은 회원사의 생존권과 권익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회원사의 관심과 참여, 즉 화합과 단결이 필요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반듯한’ 협회운영, ‘힘차게’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서로 힘을 합쳐야만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표재석 중앙회장이 밝혔듯 협회는 창립 30주년인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전문건설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준비한다는 각오로 해외시장 개척 등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가기위해 모든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깨우자”는 자세로 “변화와 혁신, 긍정 마인드”로 무장하고 “양처럼 화합하면 뿔 같은 저력이 생길 것”이라는 회장단의 신년사가 전문건설업계 전체의 자세로 자리 잡을 때 우리의 목표는 실현가능해 질 것이다.

힘을 합쳐 쇠도 끊겠다는 일심일덕(一心一德) 자세를 견지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미래를 위한 희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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