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디플레이션 현실화… 소비 위축 우려
러시아리스크 등 겹쳐 금융시장 불안도 확산

국제 유가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런던 현지시각으로 지난 7일 브렌트유 가격마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 당 50달러 선이 장중에 무너지면서 유럽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등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공급과잉 추세 속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데다 중국과 유럽의 수요마저 부진해 수주 내에 40달러 선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유럽에서는 유가 하락과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가능성, 러시아 문제 등 변수가 얽혀 경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유가 급락은 생산 비용을 낮춰 세계 경제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과 산유국 등 신흥국 경제위기를 촉발해 세계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가 하락의 여파는 이날 유로존에는 디플레이션 현실화라는 불똥으로 번졌다. 유럽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12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0.2%로 전월보다 0.5% 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급격한 유가 하락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와 관련, 최근 독일 언론 인터뷰에서 “저물가 상황은 소비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며 양적완화 조치를 시사한 바 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유가 하락의 경제 효과를 살리고자 “기름값과 항공료 등의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의 급락세로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유가 하락세가 계속되면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일부 산유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서다. 국제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신흥국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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