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때 형성된 초저단가 요지부동 “하청 따도 적자”

인건비·자재비는 들썩… 원도급사, 단가 반영해야

전문건설업체들이 공사발주가 늘어나는 등 건설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지만 반기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건설 불경기 때 출혈경쟁으로 형성된 초저단가가 아직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인건비나 자재비는 수요증가로 들썩여 이중고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회복세에 따라 공사발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건설업체들은 입찰을 꺼리고 있다. 지금 단가로는 낙찰 받더라도 밑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는 이전까지 건설 불경기로 공사 한건에 수십, 수백 개 업체가 덤벼드는 출혈경쟁 당시 형성됐던 초저단가가 여전히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업체 관계자는 “발주물량은 많아지고 있는데 단가는 여전해 관망만 하고 있다”며 “이 상태면 상반기에 수주는 거의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원도급업체는 협력업체에 하도급대금 절감을 요구하는 등 더욱 옥죄는 모습을 보이며 물량증가를 수익증가의 호기로 활용하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전문건설업체들의 전언이다.

전문업체 한 관계자는 “한 대형업체로부터 낙찰을 받고 계약을 하려는데 본사요구라며 공사금액을 2~3%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는 주문을 현장관계자로부터 받았는데 공사규모가 크지 않아 도저히 어렵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수요가 늘고 있는 인력과 기자재 비용은 들썩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인건비는 노조의 인상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주요자재의 경우 이미 공사에 앞서 선점하려는 수요로 단가가 인상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건설업체들은 공사에 여유가 생기는 이때 원도급사들이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뎌온 협력업체에게 솔선해서 단가를 회복시켜주는 등 상생경영의 본보기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상규 기자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