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발전의 엔진 역할을 하며 반 세기 만에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건설수주는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국내 건설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 11개 중 과반을 넘는 6개사가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 주요 건설사의 2014년 영업이익률은 대부분 5% 이상, 최대 10%를 상회하고 있다. 글로벌 건설기업들은 다른 분야와 적극적인 제휴를 맺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성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미국 포춘지 선정 ‘가장 존경받는 건설기업 1위’의 플루어(Flour)사나 빈치(Vinci), 스칸스카(Skanska) 등과 같은 외국 건설사들은 건설산업을 PM(Project Management)과 같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대‧개편하고 있다.

건설산업이 관련 산업을 견인하는 전방산업으로 역할하며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앞서 언급한 스칸스카사의 경우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와 함께 조립식 목조 주택을 개발, 보급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관련 산업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경제적 역할과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 뿐만이 아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건설산업을 ‘미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산업’이라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국가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미래 핵심정책을 ‘건설산업의 첨단화’로 설정했다. 그리고 건설의 고부가가치화와 첨단산업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연구기관, 산학, 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다양한 노력과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다시 국내 상황으로 돌아오면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시공 위주의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른바 ‘노가다’로 인식되고 있다. 건설산업이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등 국가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 추락은 건설 부문의 투자 축소로까지 이어졌다. 이는 무엇보다 SOC 발주물량이 감소하고 쉽게 건설할 수 있는 아파트 수요가 줄면서, 저가 경쟁에 시공 위주의 단기적 사업에만 머물고 있는 국내 건설산업 구조 탓이 크다.

이제 국내 건설산업도 ‘토건사업’, ‘3D업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산업, 지식산업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다. 건설산업을 기술과 산업의 수요처로서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건설을 전방산업으로 활용해 관련 산업을 확대하고 신규시장을 개척하려면, 건설R&D(연구개발)의 패러다임뿐만 아니라 공사‧공기업의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 관련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함은 자명하다.

이 같은 취지로 지난 4월 국회에서 ‘건설의 지식산업화를 통한 창조경제의 엔진 마련’ 세미나를 인천시와 공동 개최했다. 국내 경제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지만, 침체 국면에 머물고 있는 건설산업을 살리기 위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식산업화를 통해 국내 건설산업은 창조경제의 동력이자 국가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건설산업의 미래는 지식산업’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 없이 불가능하다. 단순시공에서 첨단 지식산업으로의 인식전환과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만 하는 이유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인천 서구강화갑·국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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