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외건설 50년사에 새로운 한 획이 그어졌다. 전문건설의 본격 해외진출을 위한 첫 단추가 드디어 끼워진 것이다. 우리 건설 산업이 1965년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전문건설의 독자적 해외진출을 향한 발판이 마련돼 5만 전문건설업체가 미래를 향해 더욱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대한전문건설협회(전건협·회장 직무대행 심상조)는 지난 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카자흐스탄 최대 건설사인 BI그룹과 ‘상호 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건협이 해외 대형건설사와 맺은 첫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으로 전문건설의 ‘신(新) 실크로드 개척’ 가능성을 열게 됐다. BI그룹이 카자흐스탄의 1위 건설기업으로 실크로드 선상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러시아와도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BI그룹은 직원 수 7200명에 도로건설 1000여km, 철도건설 700여km, 교통인프라 구축 5만㎡, 주택건설 100만㎡ 등 다양한 분야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엑스포 주관 건설사이기도 하다.

전건협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기를 극복할 돌파구 마련을 위해 종합건설 일방에서 벗어난 독자적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해왔다. 이는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시장 조사단을, 지난 4월에는 홍콩공항 활주로 증설공사 수주단을 각각 파견해 소기의 목표에 차분하게 다가가고 있다. 오는 7월에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시장 조사단을 파견해 동남아시아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해외시장진출을 위한 전건협의 노력은 해외 조사단 파견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실 있는 해외 수주 지원을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 세계 84개국에 122개 해외무역관을 두고 있는 KOTRA의 촘촘한 정보망을 활용해 해외진출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포석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해외진출을 위한 보폭을 차근차근 넓혀온 전건협이 이번에 BI그룹과 전격 체결한 MOU는 우리 전문건설의 시공참여와 프로젝트 공동수주, 현지 법인설립 및 건설면허 획득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전문건설의 카자흐스탄 진출을 사실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앞으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우리 전문건설업계의 기술력과 카자흐스탄의 시장잠재력, BI그룹의 지명도 등이 한데 어우러질 때 그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건협의 해외시장 개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전을 갖고 차근차근 행동으로 옮긴다면 해외시장의 문은 전문건설에게도 활짝 열릴 것이다. 대한민국 건설 산업의 해외진출 50년 역사를 지금까지는 종합건설이 써왔다면 앞으로 50년 역사를 전문건설이 당당하게 써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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