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부동산 매물을 중개하는 부동산 앱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 초기 단계지만 오프라인 시장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현장에서 직접 매물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혁신의 아이콘 ‘우버’를 닮았다는 일부 평가도 나온다.

부동산 앱 시장의 성장은 여러 수치에서 확인된다. 그동안 출시된 부동산 앱 수는 250여개 이상이고 다운로드 수 기준 상위 앱 이용자 수는 900만명에 육박한다. 등록 매물도 10만건이 넘고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이다.

81만명의 부동산 앱 이용자 수는 기존 온라인 부동산 중개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네이버 부동산 이용자 수(30만명)보다 배 이상 많다. 허위 매물이라는 오프라인 시장의 고질 등 각종 문제점이 앱 시장에서 포착되지만 이는 부동산 앱 시장이 성장기로 진입하는 과정의 통과의례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현재 부동산 앱 시장을 선도하는 3인방은 채널브리즈가 운영하는 직방,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를 소유한 미디어월의 다방,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방콜이다. 스마트폰 출시 초기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경쟁했던 카카오톡, 마이피플, 라인과 비슷한 경쟁구도다. 부동산 중개업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심화된 전세난에 전월세 매물을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지자 부동산업계에서 기반을 닦은 업체들이 앱을 출시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부동산 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발품을 팔지 않고 10여 분 만에 매물을 찾을 수 있는 편리함이다. 사용자는 지도상에서 원하는 범위 안에 등록된 방을 골라 내부 사진과 임대료 수준, 준공 연도, 붙박이 가구와 같은 편의시설 현황 등을 보고 집을 고르면 된다. 여기에 월 임대료 100만원 이내의 월세 거래 중개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업체들의 전략도 주효하고 있다. 월세는 공산품처럼 금액대별로 상품이 표준화돼 있어 앱으로 간단히 검색하는 것만으로 거래가 충분히 가능하다.

부동산 시장 급변도 모바일 중개시장 성장에 한몫했다. 서울 지역 기준 월세 거래 건수가 지난달 5200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주택 임대차시장의 중심축이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 이용에 능숙한 20~30대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앱 거래가 자연스럽게 급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에는 허위 매물 방지책으로 매물 종류, 필요 면적, 층수, 구입 방식, 최대 가능금액 등 특정 항목을 검색해야만 매물이 제공되는 방식으로 허위 매물을 차단시키는 앱까지 등장했다.

파죽지세인 부동산 앱 시장이 월세를 넘어 주택 매매 거래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게 현실이다. 월 100만원 이하인 월세 거래와 달리 매매는 매수자가 피땀 흘려 모은 수억 원의 거액이 한꺼번에 투입돼 앱을 통한 손쉬운 거래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다만 모바일 앱 이용자들의 급속한 확대에 걸맞은 투명하고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견고한 거래 장치를 점진적으로 갖춰간다면 전혀 꿈꾸지 못할 미래는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온라인부동산업체인 이무브는 지난해 말 파이낸셜타임스가 뽑은 파괴적 혁신기업에 우버와 나란히 선정됐다. 이무브는 온라인으로 매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수수료를 대폭 낮춰 매년 두 배 가량 성장하고 있다. 이 정도면 국내 부동산 앱 시장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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