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서울 집값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뉴스가 최근 발표됐다.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이 계획은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가 최종 승인해 거미줄 같은 서울의 도시철도망이 한층 더 촘촘해지게 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서울에 현재 운영 중인 지하철(327㎞)의 27%에 이르는 약 90㎞의 도시철도가 더 건설된다. 확정된 노선은 △신림선(여의도~서울대) △동북선(왕십리역~상계역) △면목선(청량리~신내동) △서부선(새절~서울대입구역) △우이ㆍ신설 연장선(우이동~방학동) △목동선(신월동~당산역)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위례ㆍ신사선(위례~신사) △위례선(마천~복정) △9호선 4단계 연장(보훈병원~고덕강일1지구) 등 10개 노선이다. 

서울시는 이렇게 도시철도망이 구축되면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64%에서 75%로, 서울 시내 10분 내 철도이용 가능지역 비율이 62%에서 72%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서울 도시철도 계획 확정은 부동산 관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닌다. 지하철 노선 신설과 역세권 편입에 따른 집값 상승은 일반인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는 상식이다. 

지하철역이 새로 뚫리면 신규 아파트가 분양되고 지하철 완공 후 얼마 안 돼 아파트 입주가 이뤄진다. 이는 다시 주변 지역의 상권 활성화를 견인하고 다시 주택 수요를 일으키는 선순환 효과를 유도한다. 이런 경향을 경험칙으로 체득한 건설회사들은 아파트 신규 분양 광고를 할 때마다 지하철역과 단지 간 소요 시간에 상관 없이 무조건적으로 역세권임을 강조한다.

지하철역까지 걸리는 시간에 따라 10분, 5분, 3분, 1분으로 세분화돼 집값도 차이가 난다. 심지어 최근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지 지하가 바로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곳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해당되는 지역은 그동안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청량리 이북의 도봉구 일대, 지하철2호선 당산~서울대 구간과 강동구 일대 지역이다. 서울 외곽 신도시에 비해 도심 근접성이 뛰어남에도 상대적인 주거 여건의 낙후로 저평가됐던 이들 지역의 집값이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특히 당산~서울대 구간 일대는 지하철2호선을 쉽게 탈 수 있고 시내 중심부에 매우 근접 입지해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은 편이다. 향후 이 지역의 개발 계획과 부동산 변화상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성이 높다.

유념해야 할 점도 있다. 이번 계획에 필요한 투자비 8조7000억원 중 서울시 예산은 3조6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경전철 9개 노선이 모두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9개 경전철 중 현재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구간은 신림선과 동북선 두 곳뿐이고 그 밖의 노선은 협상을 준비 중이거나 사업 제안을 검토 중인 단계다. 

기업이 예상한 수익률이 확실히 담보되지 않을 경우 사업 진척이 느려질 게 자명한 민간투자사업의 특성상 서울시가 예상한 2025년까지 제대로 완공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사업 진척 여부를 꼼꼼히 챙겨야 하는 이유다.

서울 도시철도망의 일대 변화라는 서막이 올랐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신설되는 지하철역을 따라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과거 집값 변동이 증명한다. 면밀한 분석과 현장 답사로 훌륭한 부동산 투자의 기회를 만들길 바란다.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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