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문건설협회의 해외시장 개척 행보에 속도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협회 차원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중앙아시아에 시장조사단을 파견해 해외진출 첫걸음을 뗀데 이어 최근에는 대표단이 동남아시아를 방문해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한국 전문건설사의 우수한 기술력과 동남아의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노동력이 결합될 경우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심상조 전건협 중앙회장(직무대행)을 단장으로 하는 ‘전문건설 조사단’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해 현지 시장조사를 활발하게 전개했다. 이는 전문건설업계의 현지 진출을 돕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다. 동남아는 최근 높은 경제성장과 함께 건설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지역이며, 그 가운데에서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국내 건설사들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국가들이다.

대표단은 이번 방문기간 중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건설단체 및 대형건설사들과 간담회, 개별 면담 등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상호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베트남 건설협회(VACC)는 우리 전문건설업계와 협력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올해 안으로 체결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전문건설업체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이며 공격적으로 베트남 건설시장에 참여를 모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건협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진출을 활발히 추진해 왔다. 사상 유례 없는 국내 건설시장 침체 극복이라는 절대적 과제와 우리 전문건설 기술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함께 어우러져 더 넓은 시장을 향한 먼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해외진출의 초석을 놓았다.

그 결과 카자흐스탄 최대 건설업체인 BI그룹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올 6월에 체결해 ‘신(新) 실크로드 개척’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전 세계 84개국에 122개 해외무역관을 두고 있는 대한민국 무역의 선봉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협력자를 얻게 됐다. 종합건설에 비해 해외진출 경험이 별로 없고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은 전문업계로서는 KOTRA와의 협력이 안전과 효율성, 비용절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전건협의 해외진출 노력은 때론 차분하게, 때론 빠르게 라는 ‘투 트랙’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KOTRA와 협력으로 진출 안전판을 마련할 때는 차분하게 바닥을 다지고, 일단 진출 국가가 정해지면 재빠르게 협력대상과 손을 잡는 방식이다. 대기업도 해외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데 중소기업이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같이 바닥을 다지고, 먹잇감을 재빠르게 채는 식이 아니면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다.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온 전문 건설인들이 탄탄한 전문 기술력을 무기로 해외시장을 휘저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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