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산업은 6000억 달러로 반도체보다 시장 커, 대형건설사는 가격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앞서고 전문건설은 원가 및 기술 측면에서 경쟁력 갖춰, 정부서 맞춤형 지원 마련하면 해외진출 활기 띨 것”

지구촌 최대의 물 행사로서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물포럼이 지난 4월 대구에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열렸었다.

대구시장은 2015년 세계물포럼의 성과를 발판 삼아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대구의 신성장 핵심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경상북도 도지사는 ‘권역별 물산업 육성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을 약속하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도 물산업의 육성과 해외진출이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물산업 규모는 세계 8위지만 국제 시장 점유율은 0.3%가량으로 매우 낮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물산업의 해외진출이 미약한 이유는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이 부족해서일까?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발간한 ‘맞춤형 물산업 해외진출 방안 연구’의 국내 물산업 관련 건설기업들의 경쟁력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종합건설업체와 엔지니어링업체,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각자의 시장에서 가격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경쟁력 또는 경쟁우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업체들의 경우 국외 최고기업 대비 기술적인 면에서는 조금 열위에 있었으나 가격경쟁력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문건설업체는 원가 및 기술경쟁력에서는 국외 최고기업과 대비해도 동일 또는 우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기술적·가격적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이 일정 수준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향후 해외진출 활성화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

해외시장 미진출 기업들은 주로 해외시장 정보, 해외시장 리스크 관리, 사업개발 역량, 입찰 및 협상능력, 금융자본 조달 역량 등이 부족하다. 즉 진출 후의 문제보다는 진출 이전과 진출 시점에 필요한 역량이 미흡한 것이다.

따라서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은 우선적으로는 금융 지원과 해외정보 제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더불어 기업들의 규모나 특성, 시장의 성격에 맞추어 지원체계를 설정하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적합한 정책들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물산업 해외진출의 선도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들은 아직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부 개도국의 한정된 시장에 머물고 있는 상황으로, 기획 및 재무역량의 강화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와 지속적인 기술투자를 통해 선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 네트워크 역량 강화, 유형별 금융지원 확대, 기술력 및 고급 인력 양성 지원, 국내 업체들 간의 경쟁완화 등 해외진출 확대에 필요한 선도그룹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중소 및 전문건설기업의 경우, 초기에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해외시장 개척자금이 수주 실패 시 매몰비용이 되어 기업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해외사업에 있어서 필요한 보증의 경우, 대형업체에 비해 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금융기관이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어 입찰보증 발급이 어려워 입찰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해외건설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국내 기관들의 교육 프로그램들은 비교적 다양하게 편성되어 있으나 교육내용의 대부분이 해외공사에 필요한 일반적인 실무 교육과정만으로 편성돼 있어, 해외진출 경험은 없지만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중소 및 전문건설업체를 위한 교육과정은 부족한 상태이다.

따라서 중소 및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해외시장 개척자금 지원, 해외사업보증 지원, 해외 물 산업 관련 기초 교육과정 개설 등의 지원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물산업 관련 시장의 해외진출 시 기업 간의 협력 역시 매우 중요하다. 기업 단독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는 24.5%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경우 컨소시엄 형태의 수평적 협력체계 및 원·하도급 형태의 수직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해외진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 간의 수직적인 협력은 부족한 원가경쟁력을 보완해 주며, 수평적 협력체계는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공유를 통한 더 큰 규모의 해외진출을 가능하게 해준다. 더 많은 국내기업들이 더 큰 시장지배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기업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세계 물산업 규모는 6000억 달러 수준으로 반도체나 조선 시장보다 훨씬 크다. 매년 5%가량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지구촌 최대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거대한 글로벌 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더욱 피나는 노력과 공생발전을 위한 상생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며, 기업규모별 및 해외진출 경험 유무에 따른 정부의 맞춤형 지원 정책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노재화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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