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게 부동산, 특히 집, 그 중에서도 아파트 관련 기사일 것 같다. 세계일보 9월30일자 19면에 게재된 ‘분양은 후끈… 기존 주택은 싸늘… 부동산시장 극과 극’에 대한 기사에 대한 반응에 대한 이야기다.

이 기사는 본격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새 아파트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 거래시장이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신규 분양 시장은 가을을 맞아 대목을 맞았는데 기존 주택은 정부의 내년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난 등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부동산은 어찌 되었든 한국인 대부분의 가장 큰 자산이라 읽는 독자에 따라 각기 생각이 다를 것이다. 인터넷상에서의 반응도 여러 갈래로 갈렸다. 아이디 ‘lamp****’는 “부동산의 향후 전망은 전문가들도 틀리기가 다반수일 정도로 예측이 어렵다”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대출을 얻어 장기적으로 살 생각을 갖고 실용적인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kh1****’는 “언론들 이제 그만 좀 해라. 집을 사든 팔든, 전세든 월세든, 한 대 때려주고 싶을 만큼 짜증 난다”는 반감을 보였다. “국민이 알아서 사든 팔든 전세월세 알아서 살테니 바람잡이질 그만 좀 해라”는 뜻이다.

주택·부동산 담당 기자로 기사를 쓰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앞날의 예측은 불가하다. 따라서 기사는 항상 전문가의 조언을 빌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다”라는 추측·전망성이 대부분이다. 또 그 전망이 맞을 것이란 장담은 누구도 못한다. 그러나 부동산은, 특히 집은 한국인 대부분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반응은 늘 날카롭다.

필자의 동생도 요새 집을 사는데 ‘혈안’이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2년 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뛸 전셋값을 감당하느니 차라리 돈을 좀 더 보태 집을 사려는 생각이다. 동생도 가끔 청약을 신청하면서 오빠에게 물어보지만 필자는 “네 재산이니 네가 알아서 해라”고 입을 닫는다. 부동산 시장이 한 치 앞을 모를 정도의 오리무중 상태이기 때문에 ‘내 마누라’에게라도 “어째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은 전세다. 전세 실종으로 서민층 주거가 흔들리니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달 30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9월 전국 주택매매 및 전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대비 0.64% 상승했다. 이로써 올 들어 9월까지 4.76%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4.36%)을 넘어섰다. 단독과 연립의 전세가격도 9월까지 각각 2.87%, 4.04% 뛰어 역시 지난해 상승률을 모두 넘었다.

전세가 품귀 상태에서 천정부지로 뛰니 월세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같은 날 나온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9월 기준으로 통합 월세 가격은 0.07% 상승해 지난달(0.04%)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다. 보증금이 많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월세)와 준월세(월세와 준전세 중간)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0.27%, 0.03% 올랐다.

국회에서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는 방안 등을 모색 중인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에선 대책을 내면 오히려 전·월세가가 오르는 역효과 때문에 손을 놓은 지 오래다. 그나마 아직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고민하는 ‘집단’(국회)이 있다는 게 다행스러울 뿐이다. 아무도 풀지 못한 어려운 ‘집 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을 국회에서 제시해주길 바란다.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세계일보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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