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한국의 미래 50년, 설계기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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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한국의 미래 50년, 설계기술에 달렸다
  • 강인석
  • 승인 2015.10.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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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플랜트 수주는 화려한 외형에 비해 설계능력을 보유하지 못해 실제 이윤은 낮다. 시공기술이 과거 50년의 성장에 기여했다면 설계기술은 향후 50년을 좌우할 것이다”

건설 산업에서 선진국과 후진국 간 차이는 외형상 시공능력에서 나타나지만, 건설선진국들 간의 기술력 차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설계능력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의 주요 해외건설 수주품목인 플랜트시설은 연간 40조원의 수주금액을 달성하고 있으나, 실제 이윤을 기준으로 보면 외형만큼 화려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플랜트시설 핵심프로세스의 설계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므로, 가격 경쟁에 의한 시공 위주의 저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고부가가치 설계기술의 보유 유무가 프로젝트 전체의 이윤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며, 이런 현상은 시설물의 고도화 및 대형화 추세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이다.

건설프로젝트의 설계가 잘못되면 안전사고 위험도와 사업비가 증가하고 시설물 활용의 만족도가 감소되므로 설계단계는 프로젝트의 생애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로 간주된다. 설계의 궁극적 목적인 구조적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글로벌 설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설계마인드의 전향적 변화가 요구되는 항목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디자인을 고려한 설계로 변해야 한다. 토목과 건축시설 모두에서 설계 작업을 지칭할 때 ‘디자인’이라 하면 구조적 안전성보다 미적인 외관을 연상하게 된다. 과거 우리의 건설 시설물이 기능 위주의 역학적 설계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디자인’과 ‘안전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고품질 설계로 변화돼야 한다.

건설프로젝트에서 디자인은 시설물을 사회적 생활공동체로서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게 해주는 도구이다. 도심 강변에 멋들어지게 완성된 교량구조물은 도시를 대표하고 훌륭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사회적 공동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설계로 변해야 한다. 시공단계의 공사비 절감만을 고려한 설계안으로 완성되는 구조물은 품질과 내구성이 떨어져 유지관리비가 많이 소요되게 마련이다. 시설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소규모의 기타 공사에서도 생애주기 비용이 고려된 고품질의 설계 정책이 적용돼야 한다.

최근 교량의 설계수명은 100년을 넘기고 있다. 시민들의 수변 문화공간에 시공비용이 적다는 이유로 디자인과 생애주기비용이 고려되지 않은 무개념 설계의 교량이 설치되면, 도시미관과 사회적 비용 면에서 100년 동안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다.

셋째, ICT(정보통신기술)를 고려한 설계로 변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2차원 도면방식의 전통적 설계 패턴이 ICT를 바탕으로 한 다차원 설계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이미 플랜트 발주에서는 건설 공정을 포함하는 4차원 설계 성과품을 요구하고 있으며, 건축에서도 3차원 설계는 보편화되고 있고, 토목 분야도 설계와 시공의 협업관리를 위해 정보화기반 설계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선진국에서 모두 사용해 보편화된 후에 적용하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없고, 정보화설계의 투자대비 이윤분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적용이 늦어지면 그만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경제적 이윤을 분석하기 이전에 시대적 흐름으로 인식해야 하는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설계기술에 적용되기 시작하고 있고, 기왕이면 앞서서 시장을 리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넷째, 경제적 단면을 고려한 설계로 변해야 한다. 허용응력설계와 극한강도설계에서 선택한다면 우리의 구조물은 허용응력설계에 치중돼 있다. 안전성을 고려한 선택이지만 경제적 단면 설계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다.

나라별 토목 기술력의 판단에 단순무식한 기준이지만 외형상 보이는 교량의 지간 폭과 단면크기로 비교하는 경우가 있다. 건설선진국의 교량구조물 단면은 우리와 비교가 안될 만큼 단순해 구조적 안전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례들도 있다. 단면을 적게 하려면 고난도의 설계기술과 고품질의 재료가 요구되는 구조물도 있지만, 경제적 단면구조의 허용을 위한 설계기준에 보다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기도 하다.

설계 형태가 이러한 방식으로 변화되려면 구조적 안전성 확보의 사전명제 이외에도 시설물 이용에 대한 철저한 유지관리가 병행돼야 하며, 설계 규정에 적합한 유지관리는 설계형태의 변화와 관계없이 재해예방을 위한 사회적 약속으로 지켜져야 하는 부분이다.

시공기술의 발전이 과거 50년간 우리 건설산업의 규모 증대에 기여했다면, 설계기술의 발전은 앞으로 50년간 우리 건설산업의 세계적 명품화에 기여할 것이다.        /강인석 경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한국건설관리학회장)

[강인석]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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