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일자리를 찾는 20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해 단순 아르바이트 목적으로 건설현장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개중에는 전문 기능인을 꿈꾸는 20대도 많다고 한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최근 발간한 ‘2014퇴직공제 통계연보’에 따르면 매년 퇴직공제에 신규 가입하는 20대 건설근로자가 2010년 전체 13.7%에서 2014년 21.9%로 1.7배정도 늘었다. 20대 건설근로자는 생업 종사자보다는 취업준비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생활비 또는 용돈을 벌려는 경우가 많다는 게 건설근로자공제회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20대 건설근로자 중에는 지금까지 거친 일이라는 편견을 갖고 왔으나 막상 일을 해보니 동료들과 돈독한 유대관계와 건축물 완공에 대한 성취감 등에 매료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용접·목공 등 기술을 배워 전문기능인이 돼 해외취업까지 꿈꾸는 20대가 늘고 있다는 게 한 일간지의 최근 보도이다. 

사실 일자리 창출의 선두주자는 건설업이다. 건설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당 12.1명으로 서비스업의 11.2명을 앞서며, 제조업 6.7명보다는 두 배 가까이 높다. 생산유발계수도 건설업은 2.107로 제조업(2.071), 서비스업(1.733)을 상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 일자리는 그동안 막노동, 막일, 노가다 등으로 불리며 젊은이들이 꺼리는 일자리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건설일자리도 전문성과 숙련도에 따라 이제는 당당하게 대접받을 수 있다는 의식이 젊은이들 사이에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건설업 자체는 물론 국가적 일자리난 해소를 위해서도 고무적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사회간접자본(SOC)투자의 중요성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도 SOC 예산은 올해보다 6%나 줄었다. 이는 여타 산업보다 월등한 건설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철저히 도외시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SOC예산이 늘고 있는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반면 일자리 창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복지 예산은 123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2%나 차지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청년 32번, 일자리 27번 언급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대통령이 외치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건설현장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긍정적 의식변화를 대입시켜 보면 앞으로 건설업이 우리 경제의 활력소 내지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결론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주먹구구식으로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일자리 창출 운운 하는 것은 ‘도랑도 못치고 가재도 못 잡는 격’이다. 건설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의식변화가 건강한 것이 되도록 정부는 건설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침 국회 국토교통위가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 과정에 SOC예산을 대폭 증액했다고 한다. 선심성, 품앗이 예산 증액이라는 비난이 많지만 꼭 필요한 SOC마저 그 희생양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날로 심각해지는 일자리난 해소를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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