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어려운 결정이나 선택을 앞두고는 주저 또는 망설이게 된다. 결정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성공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 등 미래를 보는 혜안과 불굴의 도전정신을 갖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여기서 우리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오는 25일이 탄생 100주년인데다가, 최근 한 단체가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인의 최고 어록으로 정 명예회장의 “이봐, 해봤어?”를 뽑았다고 하니 그 시기적 상징성도 있다. 더군다나 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련과 도전의 상황이라 옛 철인은 현재에도 “뭐하고 있냐”며 불호령을 하는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봐, 해봤어?”는 단순히 질책과 명령의 언어가 아니다. 오히려 도전정신을 부추기고 의지를 다져주는 배려와 격려의 뜻을 더 많이 담고 있다. 부하직원들이 섣불리 결정을 못하고 망설일 때, 내가 책임질 테니 걱정 말고 도전해보라는 미래를 향한 비전의 메시지인 셈이다. 정 명예회장이 중동에 뛰어들어 건설 사업을 시작할 때 “내가 믿는 것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져오는 무한한 가능성과 우리 민족이 가진 무한한 저력뿐이다. 나는 평생을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살아왔다. 모든 것은 나에게 맡겨라. 겁이 나거든 집에 가서 누워 기다려라”고 한 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정 명예회장은 건설을 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경부고속도로, 현대조선 울산조선소, 태국 고속도로, 알래스카 협곡교량, 호주 항만, 파푸아뉴기니 지하수력발전소, 주베일 산업항 등등 국내와 해외에서 각국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역사의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엄동설한에도, 열사의 중동에서도 힘든 공사에 최선을 다했던 근로자들의 땀과 정성이 없었다면 현대건설의 눈부신 성장도 없었을 것”이라며 모든 공을 근로자에게 돌리는 대인의 풍모를 보였다.

때마침 발간된 책 ‘정주영은 살아있다’(도서출판 솔)는 정주영 리더십의 요체로 ‘도전(Challenge), 신용(Credibility), 긍정(Candoism), 창의(Creativity), 이타(Commitment)’ 등 5C로 압축하고 있다. 이 5가지 덕목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으로 정 회장이 얼마나 선구적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쓴 김문현 현대중공업 자문역은 “정 회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아시아의 60인 영웅에 포함된 유일한 기업인”이라며 “미래를 두려워 하는 요즘 젊은이들이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을 배우라고 이 책을 썼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갔지만 그가 남긴 도전정신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라며 상상력과 용기를 불어넣어 우리 앞 시련과 도전의 먹구름을 걷어낼 묘방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도전정신에 바탕을 둔 특유의 추진력과 불굴의 의지로 끊임없이 불가능에 도전하며 스스로를 향해 던진 “이봐, 해 봤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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