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산업은 흔히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산업이라고 한다. 허허벌판 상전(桑田)을 일궈 벽해(碧海)로 만들어온 건설의 역사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불굴의 도전DNA를 떼놓고 결코 생각할 수 없다. 특히 건설 최전선에서 직접 시공을 책임지는 전문건설이야말로 험난한 도전 극복의 아이콘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2016년 병신년, 전문건설업계 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도전과 시련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시·도 및 업종 회장들의 신년사에서도 만만치 않은 올 한해와 그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시련과 고난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지만, 어려움이 없으면 도전과 극복도 없다는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마음자세를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시·도 및 업종 회장들은 신년사에서 올 한해 국내·외적 요인으로 인한 건설 산업 전반의 어려움을 점치고 있다. 국내 요인으로는 사회간접자본(SOC) 감소와 주택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침체 예상, 가계부채 부담과 내수위축 등을 꼽고 있으며, 국외적 요인으로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중국의 성장둔화, 저유가를 주로 들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의 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KDB산업은행이 최근 발간한 ‘2016년 산업전망’에 따르면 2016년 건설수주액은 122조원 수준으로 2015년의 137조6000억원보다 11.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2016년도 수주액은 468억 달러로 전년도 495억 달러보다 5.5% 하락할 전망이다.

시·도 및 업종 회장들은 일단 내년에도 건설경기가 침체국면을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상황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어려움은 과거에 비해 양지”라며 “새해라는 용광로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포부를 빚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헌신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다. ‘하청자’와 ‘동반자’ 지위를 넘어 ‘주도자’라는 새로운 건설 역사를 이루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담고 있다.

시·도 및 업종 회장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업역 보호 및 확대, 불합리한 규제 개선, 회원사의 고충과 애로사항 해결 등을 내걸고 있다. 4월 총선을 통해 전문건설인의 단결된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보다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무리를 이뤄 정글을 지배하는 사자처럼’ 함께 힘을 모아야만 한다는 ‘단결과 화합 정신’을 회장들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장자(莊子)의 대종사에 나오는 말로 상유이말(相濡以沫)이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즐겨 쓴다는 이 말은 ‘샘이 마르자 물고기들이 침으로 서로를 적셔준다’는 뜻으로, 어려운 상황에는 물고기들도 서로 돕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어려운 때일수록 힘을 합쳐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도전DNA를 부단히 깨울 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