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됨에 따라 건설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오일 머니 감소로 중동에서의 신규 발주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잔뜩 위축된 국내 건설업체에 숨통을 열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경제제재가 시작되기 전에 이란 시장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한 경험이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은 관련 부서를 확대하고 그동안 명맥만 유지시켜온 현지와의 채널을 활짝 열고 다시 가동시키는 등 움직임이 부산하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도 올해 이란 발 특수가 과거 최대치였던 62억 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1위, 석유 매장량은 세계 4위의 자원부국이다. 이처럼 막대한 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제재 기간에 중단해온 각종 플랜트 건설과 SOC사업 투자를 재개할 경우 국내 건설업체도 그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기대의 근거이다. 

실제로 이란은 전후 복구 사업과 노후시설 교체 등 사회 기반 시설 건설에만 1000억 달러 넘게 쏟아 부을 전망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제재해제 직후 “(이란은) 사슬에서 풀려났다. 이제는 건설하고 성장할 때이다 앞으로 5년간 외자 300억~500억 달러를 유치해 성장률을 8%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란 특수에 대해 장밋빛 기대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경제제재에 동참했지만 양국 간 사이는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란에서 우리 건설업체들은 기술력과 함께 성실한 시공자세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런 평판이 경제제재해제 이후 이란에서의 우리 건설업체들의 수주활동을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란 경제제재해제가 우리에게 반드시 좋은 결과만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란의 증산으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는 지금보다 더 큰 악재가 올 수 있다는 추측이다. 건설시장에서도 미국과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 인도 업체들과도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선진국은 자본력으로, 중국 인도는 저렴한 인건비로 수주 경쟁에서 우리 업체들을 앞서 나갈 수 있다. 인연만을 내세워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또 아직은 선진화와는 거리가 있는 이란의 금융시스템과 법 체제도 우리 건설업체의 이란 시장 진출을 어렵게 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지금은 무작정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변수가 있는 한 이란에서 새로 발생할 특수를 놓치지 않으려면 정·관·재계가 합심해 총력을 펼쳐야 한다는 말이다. 과거의 평판은 과거의 평판에 불과하다는 전제하에 치밀한 전략은 물론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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