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시공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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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시공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이복남 교수
  • 승인 2016.08.15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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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제기한 직접시공 
 확대 법안의 배경 및 목적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된다 
 의원입법을 주문하는 측 시각에 
 편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현장의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자 해결 방안으로 느닷없이 직접시공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50억원 미만 공사로 제한된 직접시공을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하자는 게 발의 배경이다.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근거를 든 게 미국, 영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 사례를 들었다. 국회에서 제기한 직접시공 확대 법안의 배경 및 목적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된다. 의원입법을 주문하는 측의 시각에 편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오해는 직접시공제가 안전사고를 줄이는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는 확신이다. 건설공사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세계 어느 공사장에서도 하도급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론은 없다.

두 번째 오해는 공사금액이 클수록 안전사고가 빈발한다는 주장이다. 공사 금액의 크기가 안전사고 빈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확신이다. 공사금액의 크기와 안전사고 발생 빈도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게 진실이다. 

세 번째 오해는 원도급자가 안전관리 책임을 하도급자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하도급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도급자는 어떤 경우에도 안전관리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원도급자가 1차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원도급 계약서가 존재하는 이유다.

네 번째 오해는 50억원 미만 공사에서 직접시공하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줄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50억원 미만 공사에는 사고가 줄었고 동시에 직접시공이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실증 사례가 있어야 한다. 공사 현장에서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20억원 미만 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통계는 이 주장과 정면 대치된다.

다섯 째 오해는 계약자만이 책임이 있고 개개인의 책임은 없다는 주장이다. 안전사고 발생 시 안전 도구를 착용하지 않는 근로자나 기술자,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개인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일방적 사고다. 선진국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 빈도가 낮은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기술자와 근로자의 워크맨십, 즉 직업윤리 기반 프로페셔널리즘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장의 안전사고와 품질하자에는 이미 알고 있지만 누구도 주장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안전사고와 공사 품질에 관한 진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첫 번째 진실은 최저가낙찰제와 안전사고 및 품질하자 사이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사실이다. EU가 1980년대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안전사고와 품질하자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선진국에서는 QBS(역량 및 품질기반 낙찰자 선정)가 보편화된 입찰방식이다. 품질과 안전사고가 적정한 가격과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두 번째 진실이 외면당하는 사실은 최저가낙찰의 유해성이다. 인명사고와 품질하자를 담보로 해 무한 최저가를 적용하는 것은 선진국에서는 유사 살인행위로 본다. 안전사고와 품질하자가 최저가낙찰제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펴는 선진국의 전문가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 번째 진실은 한 국가나 사회의 안전사고는 문화와 경제 수준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눈높이도 높아진다. 선진국일수록 안전사고나 품질하자에 대한 평가와 처벌 수준이 높다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소득수준은 낮지만 사람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할수록 안전사고 예방 기준도 엄격하다. 

네 번째 진실은 직접시공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장비도 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국 건설현장의 경우 근로자를 직접고용하기보다 지역 노조에서 한시적으로 근로자를 임대 활용하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직접시공보다 직영시공도 직접시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섯 째 진실은 직접시공제와 하도급계약의 차이에 대한 해석이다. 하도급계약은 목적물 완성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지 않고 업체에게 지우는 게 기본이다. 이에 비해 직접시공이나 직할시공은 근로자 개인이 아닌 원도급자가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도 하도급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직접시공을 확대하겠다는 국회 발의에 대해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시민단체와 건설노조단체는 환영이다. 그러나 시공 당사자인 일반과 전문공사 업체는 크게 반발한다.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에 공통점이 발견된다. 일거리 확보 차원에서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의원입법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놓치는 부문이 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론이 사라진 것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처가 본질이 아닌 곁다리 논쟁으로 변질된 것이다. 안전사고 제로가 물론 정답이다. 누구도 법이 안전사고를 제로로 만들 수 있다 믿지 않는다.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

[이복남 교수] bnlee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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