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의 세계음식 여행… 밤도깨비들 모여라

우리의 몸을 뜨겁게 달구던 여름도,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던 리우 올림픽도 다 지났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계절, 가을을 맞아 우리의 식욕도 왕성해진다. 여름휴가를 맞아 산이며 계곡이며 쏘다니느라 지친 몸을 위해 올 주말에는 먹거리 여행 한 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가는 주말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은 볼거리, 먹거리 넘치는 야시장으로 변한다. 도깨비처럼 반짝 문을 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은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하룻밤의 세계여행을 콘셉트로 외국의 이름난 야시장 못지않은 면모를 풍기며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야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푸드 트럭의 행렬이다. 온갖 조리 기구를 갖춘 50여개의 푸드 트럭이 한강을 배경으로 서울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작은 트럭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내놓는 메뉴들은 단순한 길거리 음식의 수준을 넘어 레스토랑 못지않은 먹거리를 제공한다. 게다가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은 물론이고 남미 음식에 디저트와 음료까지 없는 게 없으니, 선택의 폭이 즐거움을 넘어 고역이 될 정도다.

이걸 먹을까 저걸 먹을까 고민 끝에 고른 음식은 어디든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고 먹으면 그만이다. 한강이 보이는 계단이나 잔디밭 위, 아니면 그냥 길 중간에 서서 먹어도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사랑하는 이와 나란히 앉아 한강 야경을 바라보며 먹는 연인들도 눈에 띈다. 모든 메뉴는 2000원~99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 때문에 넋을 놓고 집어 들다보면 어느새 지갑이 홀쭉해지고 배는 볼록 나오기 십상이다. 싸고 맛좋은 인기 메뉴는 주문 대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준비된 재료가 다 떨어지면 일찌감치 문을 닫기도 하니 서두르는 게 좋다.

허기진 배를 충분히 채웠다면 소화도 시킬 겸 설설 걸어다녀 보자. 푸드 트럭 건너편은 크고 작은 수공예품을 취급하는 거리 상점이 불야성을 이룬다. 삼각형 모양의 천막마다 반짝이는 솜씨로 만든 액세서리와 디자인용품 등이 즐비하다. 밤도깨비 야시장을 좀 더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다면 캐리커처 모델이 돼 보는 것도 좋 겠다.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설렘까지 그림에 담아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기에 좋다.

중앙무대와 시장 거리에서는 세계 전통문화공연을 비롯한 버스킹 공연, 마술쇼, 게릴라 퍼포먼스 등이 수시로 펼쳐진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감상하는 음악 공연이 꽤나 낭만적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해금을 켜는 여인도 눈에 띈다. 해금 특유의 애처로운 음색이 바쁜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은 오는 10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 6시부터 밤 11시 사이 개장한다. 비가 오거나 행사가 있어 장이 서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홈페이지 확인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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