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1000억 넘는 중소건설사
저가입찰경쟁에 대금지연 등
자금난에 극단적 선택 한듯

철근콘크리트 공사업계에서 전국 최상위 시공능력을 갖춘 한 전문건설사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관련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지난 10일 철콘공사 전문업체인 A사의 대표이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A사는 최근까지 1군 대형건설사들의 하도급사로 전국 12개 공동주택 공사현장에서 철콘 공종을 수행하고 있었다. 지난달 발표된 시공능력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고 시평 순위도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해 외형적으로 우량한 중소건설사였다.

하지만 A사는 그동안 입찰경쟁에서 불가피하게 저가수주를 해왔고, 설상가상 원도급사의 지연정산과 유보금 횡포로 자금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타워크레인 등 장비업체들의 관행적인 월례비·급행료 문제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사 관계자는 “현재 임직원들 모두 패닉에 빠진 상태”라며 “그래도 진행중인 공사들은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건설업계의 열악한 경영 환경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2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건설사 CEO의 자살사고는 총 7건이 발생했다. 반복적인 저가 하도급 수주가 전문건설사의 재정상 어려움의 한 원인으로 꼽혔고, 이로 인한 자살·부도 등은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철콘업계 관계자는 “전문건설사가 부담해야 할 간접비와 인건비는 빠르게 증가하는데, 근로시간은 줄고 채산성은 점점 떨어지니 경영자들의 스트레스는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계 스스로 적정공사비 확보에 노력해야 하고, 아울러 원도급사의 유보금이나 지연정산,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월례비 관행들도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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