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다. 어떤 조직이든 모든 걸 다 바꿔 온전하게 새로워지는 일은 구성원 모두의 각고의 노력과 함께 그 결실을 향한 강인한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혁신이 말이 쉬워도 완성에 이르기 어려운 것은 하고많은 혁신 시도가 대부분 성공에 이르지 못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정부도, 기업도, 학교도, 개인도, 모두 입만 열면 혁신을 부르짖는다. 바야흐로 ‘혁신의 시대’이다. 그만큼 내·외부 환경이 바뀌어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정도가 절실하다는 의미이다. 전문건설기업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오히려 너무 오랜 기간 혁신 무풍지대처럼 지내왔기에 더더욱 혁신의 타이밍은 분초를 다툴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홍성호·박선구 두 연구원이 최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문건설기업의 혁신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문건설의 혁신 방향과 전략을 제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때마침 우리네 생활 및 사업 등의 방식과 패턴에 대혁신을 가져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혁신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다.

두 연구원의 보고서는 전문건설기업에 왜 혁신이 필요한가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저성장 경제, 시장규모 축소와 경쟁심화, 고객요구 다양화 등에 보태 전문건설에 대한 새로운 요구와 융·복합 기술 접목 가속화 등 종래의 기술과 사업방식으로는 생존도 힘든 상황이 될 것이므로 환경변화에 맞는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는게 그 요지이다. 새 패러다임으로는 숫자가 아닌 가치 중심, 즉 질적 성장·내실경영·혁신 기술 등을 지향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보고서는 전문건설기업의 미미한 혁신 활동의 원인으로 ‘3·3 내·외부환경’을 들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 원인들을 바로 잡는 게 혁신의 시작인 셈이다. 3대 내부환경은 영세성·수동적 입장·이해관계자와의 대립적 관계 등이다. 3대 외부환경으로는 가격 위주 입·낙찰 제도 등 혁신에 반하는 제도·정책, 공사비 절감만을 목표로 하는 발주자 등 혁신을 원하지 않는 고객 및 시장구조,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혁신의 열매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들고 있다. 

보고서가 제시한 혁신전략은 △인식 및 발상의 전환 △개방형 기술 혁신을 통한 부족한 기술 인프라 극복 △집중화를 통한 핵심역량 확보와 차별화된 성장전략 추구 △협업을 위한 조직 유연성 확보 및 혁신문화 구축 △창의적 인재 육성 등이다.

혁신은 말이나 계획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이다. 패러다임 전환의 전략과 전술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한들 강력한 실천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낱 ‘쇼윈도 상품’에 불과하다. 어려울 때 일수록 혁신을 통한 위기 극복의 강인한 인내와 정신력을 가져야 한다. 한치 앞의 미래도 가늠이 어려운 지금이 야말로 전문건설도 혁신의 고삐를 죄어야할 때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