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작은 건물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체 도시’

이 책은 ‘빈자의 미학’이라는 건축 철학을 토대로 이 땅의 ‘바른’ 도시와 건축 짓기를 강조하며 ‘파주출판도시’, ‘노무현 대통령 묘역’, ‘웰콤시티’, ‘수졸당’ 등을 설계해온 건축가 승효상이 서울시 초대 총괄건축가 직무를 마친 직후 출간한 책이다. 승효상의 도시건축론을 담고 있다.

그는 우리 도시가 권력과 자본을 위한 기념비적 건축과 천편일률의 마스터플랜에 오랫동안 집착해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펙터클의 건축은 우리에게 허망함만을 안겨주기에, 이제는 좁은 골목길, 작고 낡은 건물, 자연이 만든 삶터,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공영역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장소들이 도시민의 삶을 기억하며 도시민을 화합으로 이끄는 ‘공공성’을 지닌 공간이기 때문이다. 좋은 건축가는 ‘공공성’을 담보한 건축으로 성찰하는 공유도시를 만들며, 이렇게 구축된 도시는 시민을 연대하게 하며 행복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책을 통해 독자는 오래된 거리와 빛바랜 건물 같은 ‘보이지 않는 건축’을 만나고, 모이고 떠들며 나누고 관계하는 많은 사람들의 틈에서 ‘움직이는 도시’를 발견할 것이다. 220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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