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를 아우르는 단어는 안타깝게도 ‘위기’와 그에 따른 ‘극복’이 아닌가 싶다. 모두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극도의 위기상황을 얘기하며, 반사적으로 극복을 위한 노력을 엄중히 강조하고 있다. 위기의 심도(深度)가 그만큼 깊고, 그에 따른 극복의 난도(難度)가 높기에 어느 때보다 굳게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으리라.

정책 당국자나 재계, 금융권 인사들의 신년사는 위기의식의 결정판 그 자체이다. ‘얇은 얼음을 밟듯이 위험하다’는 뜻의 ‘여리박빙(如履薄氷)’,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뜻하는 ‘시계(視界)제로’, ‘경제 환경이 더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다’, ‘격랑의 한복판’, ‘절체절명’, ‘생존이 답이다’ 등 극단적 위기의식을 가감 없이 표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에 대처하는 자세 또한 간단치 않게 표현되고 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부단한 노력을 강조하는 ‘마부작침(磨斧作針)’,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리는 자세’란 뜻의 ‘침과대적(枕戈待敵)’, ‘작은 틈새가 큰 배를 가라앉히니 아주 작은 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뜻의 ‘물경소사(勿輕小事)·소극침주(小隙沈舟)’, 이순신 장군이 말한 ‘아직 12척의 배가 있다’는 뜻으로 끝까지 싸우는 자세를 강조한 ‘상유십이(尙有十二)’ 등등 죽을 힘을 쏟아도 될까 말까 하다는 투의 사자성어를 주로 인용하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시·도 회장 및 업종별 협의회 회장의 신년사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위기의 깊이가 어느 때보다 깊음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힘들수록 힘을 모아 이겨내자’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신홍균 중앙회장은 “국내 정치상황의 불확실성, 정부의 SOC예산 감축, 미국의 단계적 금리인상 예고 등 여러 악재가 겹쳐 건설 분야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변화와 혁신, 대통합을 기치로 단호한 개혁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위기돌파 의지를 다지고 있다. 회장단은 대부분 ‘건설한파, 살을 깎는 노력으로 극복하자’, ‘작은 힘도 뭉치면 이루지 못할 염원 없어’, ‘대동단결만이 어려움 극복 지름길’, ‘단결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위기 대처’, ‘긍정 에너지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등등 낙관해서도 안 되지만 부정은 더 큰 문제라며,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자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합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 건설업계, 특히 전문건설업계에 언제 어렵지 않은 때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다양한 갑(甲)질 횡포에 살얼음판을 걷는 을(乙)의 심정으로 버텨온 세월이 얼마인가. 그만큼 그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꾸준히 축적해왔다는 얘기다. ‘항상 어려웠습니다. 극복했습니다. 항상 극복해왔습니다’라는 한 회장의 말처럼 긍정마인드로 단합해 전진하면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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