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기업을 가다 - 남웅건설(주)

대한전문건설신문은 장수 전문건설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새 시리즈 ‘장수기업을 가다’ 연재를 시작합니다. 전문건설업은 각종 불공정 행위와 건설경기의 급등락으로 기업의 역사가 짧은 게 현실입니다. 새 시리즈 ‘장수기업을 가다’는 척박한 환경에서 수십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전문건설사를 찾아 기업의 발자취와 굴곡, 경영 노하우를 독자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전문건설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황웅 대표이사

“직원들 먹고 살게 해주려고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죠. 하지만 이대로는 전문건설업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2대에 걸쳐 국내 최고의 철근콘크리트공사 전문건설업체를 일군 남웅건설(주)의 황웅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황 대표는 자사 홍보보다는 업계의 문제점을 설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최근에는 골조업체 대부분이 두 손 들고 철수한 인천공항 2단계 사업에 끝까지 남아 1군 건설사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최고의 철콘업체지만, 전문건설업 전체가 성장해야 ‘업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남웅건설(주)은 1989년 황웅 대표의 부친인 고 황종남 전 대표이사가 창업했다.  황 전 대표는 젊은 시절 목수로 건설현장을 누볐고, 1980년대에는 다른 전문건설사의 등기이사로 활동했다. 남웅건설은 사업초기 당시 럭키아파트 등 공동주택 골조공사를 주력으로 기틀을 잡았다고 한다.

200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황웅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부터 남웅에 몸담았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직영반장을 따라 자재정리부터 일을 배우기 시작해, 남웅을 플랜트시설 공사에 특화된 건설사로 성장시켰다.

◇남웅건설의 노출콘크리트 공법으로 시공한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90년대 초반 청주산업단지에 ‘청주 반도체 공장’ 건설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후에도 구미·파주·탕정·이천 등 대기업의 생산기지 건설에 주요 역할을 맡아왔다. 플랜트시설 공사의 특성상 돌관공사가 대부분이고 공장설비에 맞춰 층고를 높이다 보니 기술력이 자연스럽게 쌓였다. 특히 최대 18미터의 기둥을 한번에 세우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었다.

황웅 대표는 전문건설업계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노동력 부족 문제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최근에는 회사의 인력상황을 고려하면서 수주활동을 할 정도”라고 인력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젊은 세대의 부재로 업계 전체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현실에서도 남웅은 수년째 직원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성실한 직원을 구하기도 어렵고, 5년 이상 근속하는 직원수는 10% 정도에 불과하고 한다고 한다. 그나마 첫 공채 직원이 현재 현장소장 역할을 하고 있고, 작년에 뽑은 직원은 8명중 5명이 남아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또 그는 “노동시장 개방을 위해 북한 인력을 들여오는 것은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철콘업계의 고질병인 타워크레인 운영방식 문제도 새로운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 암암리에 운영되는 조종사노조와 전문건설사간의 협약을 수면위에서 검토해보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그들이 원하는 것과 건설현장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놓고 고칠 것은 고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자”고 말했다.

남웅건설 황웅 대표의 경영관은 자본주의스럽지 않았다. 2세 경영인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철콘업종 시공능력평가 순위 5위를 차지할 만큼 업체를 키웠지만 다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 했다. 특히 건설업계 모든 종사자의 공생을 바라는 진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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