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주택 분양시장의 활황으로 사상 유례 없는 건설투자 증가율을 견인하기에는 올해 건설투자 여건은 녹록지 않다. 특히 지난해 11?3 대책으로 과열된 분양시장은 진정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가계부채의 증가에 대응한 금융당국의 주택금융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의 강화는 우리나라의 수출시장의 여건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국내소비의 위축, 실업 증가 등 국내경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경제 활성화, 고용확대 등에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SOC 등 공공투자의 조기집행, 전년도 인허가 물량의 착공이 올해 전반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건설투자는 상고하저의 국면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작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282억 달러로 불과 2년 전 수주액의 3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침체의 이유는 유가하락에 따른 중동발주 시장의 위축과 수주의존형 투자패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유가변동성과 우리나라 수주증가액 간의 강한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유가하락은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수주형 해외건설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함에도 대외경제변수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 해외건설의 현주소를 볼 때, 수주경쟁력 확보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해외수주공사인 경우에도 시공자금융 등을 요구하는 등 금융조달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를 위한 기획, 설계엔지어링 분야의 경쟁력 제고도 이러한 수주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다. 

나아가 작금의 해외건설시장은 수주형 사업방식보다는 프로젝트 발굴, 기획, 타당성조사, 투자금융조달을 통한 사업화 등 투자개발형 사업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65~75%가 투자개발형으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도급방식(2016년, 99.5%)으로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몇 년 전에 비해 투자개발형 사업의 비중이 감소하는 등 세계 시장여건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했다. 

정부 입장에서도 투자개발형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5년 8월 해외건설촉진법 개정을 통해 해외건설 자금조달 통로를 대폭 완화하는 해외건설특화펀드를 도입해 운용 중에 있다. 이어 2016년 2월에는 동법 시행령을 제정해 해외건설전문 투자운용인력 양성, 사업타당성조사 예산 확보 등 투자개발형 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전문 투자운용인력의 양성을 위해 전문교육기관을 지정하고 이에 따른 교과과정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해외건설전문 투자운용인력 양성은 우선 건설 분야의 기술자격자를 대상으로 금융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해, 해외프로젝트 발굴, 기획, 사전예비타당성 분석과 금융조달 등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러한 해외건설전문 투자운용인력의 저변 확대를 통해, 해외건설 투자개발 프로젝트 발굴과 타당성 분석 등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경우 해외 건설투자개발형 사업진출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해외건설 수주가 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결과 과열경쟁에 따른 저가수주로 공사 수익성이 악화됐고, 미수금이 증가하는 등 건설업체의 해외영업이익에 상당한 손실을 초래했다. 전통적인 수주형 사업 영역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 등 고부가가치형의 질적 성장이 요구된다. 아울러, 투자개발형 사업영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해외건설특화펀드 조성과 전문운영인력의 양성과 확보 등 금융인프라 기반 구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올해에는 이러한 금융인프라 기반이 내실 있게 준비되고 정착되도록 정부와 투자자, 건설업체 간에 긴밀한 공조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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