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맞선 ‘건축왕 정세권’ 북촌한옥마을 어떻게 만들었나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 600년 고도의 전통과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이곳이 1920년대 경성의 한 부동산업자가 계획적으로 택지를 조성하고 건설해 분양한 일종의 뉴타운이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근대적 부동산 개발은 누가 추진했을까?

서울의 가회동, 삼청동을 한옥마을로 만들고 봉익동, 성북동, 혜화동, 창신동 등 경성 전역을 한옥 대단지로 조성한 인물은 ‘건축왕’이라 불리던 정세권이었다. 그는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로서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기획력으로 부동산 개발을 주도했다. 또 그가 주도한 한옥 대단지 건설은 기존의 토지나 택지를 쪼개 작은 규모의 한옥을 대량 공급해 조선인의 주거지역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정세권은 건설 이외에도 민족자본가로서 민족운동에 재정적 기여를 했다. 그는 소설가 이광수, 언론인 안재홍, 국어학자 이극로 등과 친분을 맺었으며 조선물산장려회 회관 건립, 조선어학회 회관 건립 등의 행적을 남겼다.

저자인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김경민 교수는 도시계획과 부동산 개발이라는 현재적 관점에서 당대 정세권의 행적을 새롭게 조명하고 나아가 그와 관련된 역사를 뜨겁게 서술했다. 김경민 지음. 220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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