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하도급사 부도 부르고 ‘비정한 갑질’

민원·사토장 변경 등으로 공사지연 적자나자
태웅에 책임 전가시켜 기성부족 부도 초래   

경영난 눈치챈 한신 “자재 헐값 넘겨라” 요구
계약해지까지 통보… 하도급사 ‘두번 죽여’

지난달 2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난 한 전문건설업체가 중견 종합건설업체인 한신공영㈜의 갑질에 피해를 봤다고 공개주장하고 나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천의 토공사 전문건설업체인 태웅건설(주)(대표 정인규)의 주장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공사 적자를 하도급사에 전가하고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자 재빠르게 하도급업체를 갈아치우려 하고 있다.

태웅건설은 “원도급사가 갑질을 부리다 공사가 지연돼 적자가 예상되면 하도급사를 희생양으로 삼아 적자를 메꾸는 수법이 그대로 적용된 거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신공영은 2015년 3월 서울시가 발주한 ‘서울 하남선(5호선연장) 1-1공구 건설공사’를 도급받았고, 같은 해 9월부터 태웅건설을 하도급사로 선정해 지난해 말까지 공사를 진행중이었다.

태웅건설은 공사초반부터 인근 요양병원의 민원으로 충분한 작업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공사지연으로 투입한 만큼의 기성을 올리지 못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금난이 시작됐다.

태웅 관계자는 “한신이 태웅의 경영난을 눈치 챈 지난해 12월부터 수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신은 태웅 직원에게 현장에 있는 자재내역을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또 12월 기성금을 1월초에 미리 지급해 태웅의 미불금 일부를 정산토록 지시했다. 통상적인 경우 12월 기성은 2월에 지급한다.

1월초 태웅의 부도 직후에 한신은 태웅이 소유한 15억원 상당의 자재(복강판, H빔 등)를 3억5000만원에 넘기라고 요구했다. 태웅은 이를 거부하고 대신 자재를 담보로 돈을 빌려 다시 미불금 일부를 정산했다.

태웅 관계자는 “그동안 기성금으로 약 100억원을 받았지만 이미 약 140억원이 투입됐다. 차액 40억원 중 30억원은 우리 자금으로 해결했고 아직도 10억원의 미불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신은 태웅의 과투입된 40억원의 존재조차 모른다는 입장이다. 한신 관계자는 “부도를 이유로 지난달 16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19일 정산협의에 입회할 것을 알렸지만 태웅이 응하지 않은 상태”라고만 말했다.

공사비 과투입의 원인은 한신 측의 무리한 장비투입 요구와 현장여건을 무시한 공사진행 종용이라고 태웅 측은 주장했다.

사토장 변경으로 운반거리가 2배가량 늘었고, 민원과 검측지연·지장물·레미콘수급지연 등으로 파일천공이 늦어졌으며, 시트파일 항타장비가 변경되는 등 추가공사비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태웅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지난 연말까지 45% 이상 공정률을 보이며 168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지연된 날수가 210일에 달하고 100억원의 기성만 받았으니 적자는 당연한 거 아니겠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신공영은 최근 태웅건설을 대신할 하도급사를 선정하기 위해 현장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하도급 입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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