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임금제 도입 반대 “업체 임금결정권 박탈… 일거리 확보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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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임금제 도입 반대 “업체 임금결정권 박탈… 일거리 확보가 더 중요”
  • 남태규 기자
  • 승인 2017.03.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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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실장

Q. 적정임금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

먼저 이론적인 부분을 보면 시장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훈련비, 휴가수당 포함된 수준)으로 고시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한국은 훈련을 지원하는 재원이 고용보험기금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적정임금제 도입 논리와 맞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도 직종별·시기별·지역별 임금 격차 발생은 시장 논리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어 이를 강제화 할 경우 부작용 및 차별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높습니다.

또 적정임금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 모델로 제시하고 있는 미국의 prevailing wage는 휴가수당과 훈련비 등이 포함돼  있는 임금수준인데 이런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면 비자발적인 실업이 저숙련자를 중심으로 발생할 여지가 큽니다. 결국 일부 숙련된 근로자에게만 유리한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Q. 제도도입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일자리 창출, 청년층 유입, 저가입찰 근절에 따른 낙찰률 증가, 불법체류자 문제 해결, 숙련자 고용에 따른 기술경쟁 향상 등 많은 장점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건설 직종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임금의 문제가 아니라 3D업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즉 임금이라는 유인책을 통해서도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  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내국인 근로자 유입을 촉진시킨다는 주장도 내국 인력이 충분하고 건설근로자로 일할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실효적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Q. 근로자를 위해서는 적정임금보다는 근무일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근로자들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것은 안정적으로 일거리 확보입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을 비교하면 2015년 건설경기, 특히 민간 주택경기 활성화로 근로일수가 늘어 전체적으로 소득이 2014년에 비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볼 때 결국 답은 임금 조정이 아닌 안정적인 근무일수 확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찬성측은 미국에서 도입하고 있고, 건설근로자의 산재감소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임금인상으로 숙련근로자의 활용도가 높아져 산재가 예방될 수 있다는 주장이며, 미국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30개 주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고, 현재까지도 제도의 효과를 두고 공방이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특히 주의 환경 및 임금정책에 따라 달리 운영되고 있는 제도가 prevailing wage인데, 미시행 주의 산재 발생이 제도 시행 주에 비해 높다는 근거도 현재로선 없어 산재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적정임금제도는 시장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임금을 강제로 규제하는 것이라 노동자 위주의 임금 책정으로 건설업체의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업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대상은 하도급 업체들인데 임금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당한다면 근로자를 컨트롤하고 현장을 이끌어 나가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역차별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수요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적정임금제가 도입되면 근로자의 임금은 일정 기준 이상 늘 확보가 가능하지만 반대로 건설업체에서는 일할 사람이 많고 현장이 줄어도 실제적으로 임금을 컨트롤 할 방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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