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크래커(nut cracker). 호두까기 기계를 뜻하는 단어로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처지를 비유할 때 쓰이는 말이다. ‘샌드위치’로 비유되던 과거에 비해 그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호두까기 기계(nut cracker) 안의 호두’로 표현되고 있다.

전문건설업을 포함해 국내 중소기업들도 점점 호두로 전락하고 있다. 변화되는 경영환경이 중소기업을 압사의 위기로 내모는 형국이다.

우선 대기업의 변치 않는 경영방식이 호두까기의 한 축이다. 법률과 제도에 이중 삼중의 불공정행위 근절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일부에선 하도급규제가 10년간 100여개가 생겨 과도하다고 주장하지만, 포스코건설 등 대형 종합건설업체들이 하도급공사대금 지연지급에 따른 불과 수십만원의 이자를 주지 않아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처분을 받기도 했다. 아직도 ‘공정’과 ‘상생’이 현장에선 자리 잡지 못한 듯하다.

또 한 축은 임금인상 압박이다. 차기정권이 친서민·친근로자 정책을 적극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자, 애꿎게도 전문건설사들을 상대로 한 근로자·장비 단체들의 임금 등 인상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약자보호가 중요하지만 과연 우리가 강자인가”라며 “인력난이 극심한 상황이니 인건비 상승률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전문건설사를 인력사무소로 취급하진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정부의 친기업 정책은 대기업이 그 성과를 독점했고, 앞으로의 친서민 정책 역시 중소기업에겐 유리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 이밖에도 정치권에선 근로시간 단축이 화두고, SOC 예산은 줄어든다 하고, 저렴한 골재원은 줄어들고 있다.

이런 건설환경의 변화가 직접 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계에겐 호두까기 기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 기계를 잘못 사용하면 호두 알갱이까지 모두 부숴버려 먹을 게 없을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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